“전 직원 가족동반, 하와이 가겠다”
“전 직원 가족동반, 하와이 가겠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6.12.13 15: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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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태국, 사이판 이어 2019년 20주년 이벤트 약속
‘가족승계 않겠다’는 김진현 금진 대표의 이색 기업문화
벽지, 장판을 만드는 회사인 (주)금진은 3,4년에 한 번씩 전 직원 가족 해외여행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사이판으로 다녀왔고, 창사 20주년인 2019년에는 하와이로 갈 예정이다.

회사에서 사이판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줬다면 영업조직에서 ‘연도대상’을 탔거나 ‘판매왕’이 되었으려니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직원만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까지도 전액 무료로 동반하고 자녀, 부모, 형제자매가 원할 경우에는 여행경비의 50%를 지원해 주는 회사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런 회사가 어디 있어?’라고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있는 ㈜금진이 그런 회사다. 이름이 귀에 설 것이다. 금진은 1999년에 창업한 중소기업이다. 고급형 상업용 벽지와 인테리어 필름을 만든다. 이 회사 김진현 대표는 벽지산업의 산증인이다. LG화학의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이 김 대표의 첫 직장이다. 김 대표는 1998년 IMF의 여파 속에서 LG를 떠났다. 그리고 1999년 금진을 창업했다.


이제는 LG화학에서 이름을 바꾼 LG하우시스에 제품을 납품한다. 73명의 직원이 일하고, 2016년에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년 예상매출은 320억원이다. 2025년에는 10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알짜기업이다.


그런데 벽지, 장판을 만드는 회사가 왜 생산라인을 세우고 단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을까? 그것도 올해가 처음이 아니란다. 2007년 필리핀 팍상한을 시작으로, 2012년 태국 파타야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 여행이다.

프로그램은 해양스포츠와 정글탐험, 가족자유시간 등으로 짜여졌다.

올해는 11월8일~12일, 11월15일~19일, 11월22일~26일 등 모두 3차의 일정으로 138명이 사이판을 다녀왔다. 임직원 44명, 배우자 29명, 자녀 42명, 부모 13명, 형제자매 10명 등이다. 이들은 남태평양에서 해수욕을 하고, 워터파크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겼으며, 정글탐험을 하는 등 닷새 동안의 일정을 즐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재경 금진 관리부장은 “이번에는 아내와 아이들, 장모님을 모시고 다녀왔다. 아이들은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다. 아이들은 2019년 창립 20주년에 떠날 하와이 여행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다른 회사에는 없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면목이 서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김진현 대표의 노림수가 바로 그것이다. 기업인이 투자를 하는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투자처와 방식에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김 대표는 “이번 사이판 여행에 1억8000만원이 들었다. 돈도 돈이지만 라인의 절반을 세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효과가 있다. 중소기업은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데 우리 회사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집에 가면 애들이 ‘다음에는 어디 갈 건데?’라고 물어본다고 하더라. 가정이 편해야 회사가 편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가업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김진현 대표.

김진현 대표는 생각이 분명한 기업인이다. 1986년에 산 30년 된 아파트(반포) 외에는 일체의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그는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에 있는 사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생산직을 포함해 일곱 명의 직원과 함께 회사를 창업했고, 남아있는 네 명의 직원을 모두 중용했다. 학벌은 인사의 고려요인이 아니다. 고졸 본부장이 나왔고, 김국용 현 전무는 당시 30대 초반의 대리였다.


김진현 대표는 “내가 만든 회사라고 해서 가업승계를 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물려받은 유산이 있었다. 그 땅 팔아서 딸들 유학도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그거면 됐지 뭘 더 바랄게 있겠나. 구내식당 식기 말고는 모두 중고로 시작한 회사다. 이만큼 일으킨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현 대표의 승용차는 도장이 벗겨지고 앞뒤 범퍼가 깨진 400만원짜리 중고차다. 김 대표는 좋은 차를 타야만 가까스로 빛나는 류(類)의 사람이 아니다. 또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만 기업문화가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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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ㅂ 2016-12-14 13:13:32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