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기술’에 ‘신뢰’를 더하다, ㈜경기전력
“뜻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기술’에 ‘신뢰’를 더하다, ㈜경기전력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12.26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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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사로 연매출 70억 원 달성...한전으로부터 시공품질인증 받아

[세종경제뉴스 정준규기자] ㈜경기전력은 이름만 보면 경기도와 연고가 있나 싶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밝을 경(暻), 뿌리 기(棋) 라는 뜻깊은 한자가 짝을 이뤄 지금의 사명이 됐다.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내용과도 회사이름이 일맥상통한다. ㈜경기전력은 전기공사를 주력으로 하는 15년 역사의 향토기업이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협력업체로 그간 청주,보은,옥천 등지에서 수많은 배전공사를 담당해 왔다. 배전공사는 전주를 세워 고압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말한다. 무정전 공법을 사용해 전기를 끊지않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전력이 시행하고 있는 보은군 삼승면 상가리 국도 19호선 도로지장주 이설공사 현장/사진 정준규

㈜경기전력은 청주와 보은 두 곳에 사옥을 두고 있다. 산하에 경기엔지니어링, 신명전력, 경인전력, 불광전력 등 4개의 전기관련 자회사를 둬 사업효율성을 높였다. 다섯 회사 모두 뛰어난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탄탄히 입지를 쌓았다. 경기전력은 지난해 광주 우산지구 행복주택 건설공사를 비롯해 9개 공사사업권을 낙찰 받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경기전력은 2017년 보은지역 한전협력업체로 선정돼 향후 2년간 60억 원의 사업비를 한전으로부터 받게 됐다. 입찰경쟁률은 6대 1로 결코 만만한 승부가 아니었다. 내로라하는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합을 뚫고 이룬 의미있는 성과였다. 한전 입찰은 사업규모가 크다. 사실상 모든 전기업체들이 사활을 걸 만큼 입찰에 공을 들인다. 기술력 검증은 기본이고 다년간의 공사를 통해 드러난 신뢰도 역시 한전의 평가대상이 된다. 업체 간 피를 말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도 경기전력은 지역을 대표하는 업체로 우뚝 섰다. 지금이야 연 매출 70억 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시작이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경기전력 남기태 대표가 털어 놓는 창업 당시 이야기는 그래서 더 울림이 있다.

 

연이은 ‘고전’...2005년 한전 낙찰로 ‘급성장’

창업 10여년 만에 연매출 70억 원대회사로 성장시킨 남기대 대표/사진 정준규

“고향이 대전인데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전 동양전업사 경리과장으로 입사를 했어요.전기관련 회사다 보니 자연스레 기사분들 어깨너머로 전기를 배우게 됐죠. 재미도 있었지만 사무직 직원보다 월급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더 열심히 기술을 익혔죠(웃음).”

기술과 무관하던 남기태 대표는 그렇게 전기사업과 연을 맺었다. 첫 직장에서 익힌 전기 기술과 노하우로 남 대표는 또 다른 인생도전에 나섰다. 1995년 지역 건설사로 이직한 남 대표는 그후 10여 년간 전기공사 관련 업무를 맡으며 경륜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 2004년 독립해 경기전력을 창업했다. 막상 창업은 했지만 문제는 자금이었다. 무차입 경영으로 시작한 창업이다보니 초기 비용으로 필요한 자금 확보가 만만치 않았다. 창업한 해 1년 수주액은 5억 원 정도. 적은 마진에 장비구매와 직원급여로 쓰고 나니 남는 돈이 없었다. 가족은 물론 일가친척들에게 돈을 빌려야할 만큼 암담한 시간이 한동안 이어졌다.

(주)경기전력 남기대 대표/사진 정준규

“창업 첫 해 감전사고로 근로자 한 분이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2년 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산재보상금으로 4억 원 정도가 지출됐습니다. 마땅히 지급해야 할 비용이었지만 사업 시작부터 그렇게 큰 돈이 빠져나가고 나니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자금줄이 없다보니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한 달 한 달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전하던 남 대표가 잭팟을 터뜨린 건 이듬해인 2005년. 그해 한전 배전단가 협력업체 입찰에서 경기전력이 청주,보은,옥천 세 지역 사업권을 모두 따냈다. 지역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쾌거였다. 한전협력업체로 선정되면서 회사도 급성장했다. 5억 원 선이었던 연 매출은 이듬해 70여 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초기 자금으로 진 빚을 갚기에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급한 불을 끄고 회사를 추스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매출 100억 원 ‘도전’...“신사업으로 뚫는다”

2010년에 들어서며 회사경영도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한전협력업체로 인정받은 기술과 신뢰는 다른 입찰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전주에 전선을 설치하는 배전공사는 물론 소방공사와 건물 내전공사에서도 규모있는 입찰을 연이어 따냈다. 특히 최근 경기전력이 주력하고 있는 VLF(Very Low Frequency)진단사업은 회사의 미래전략사업으로 손꼽힐 만큼 주목받고 있다.

VLF진단은 땅 속에 있는 전선에 초저주파를 쏴 전선의 수명을 측정하는 비파괴 검사를 말한다. 땅 속 지중전선에 문제가 생기면 정전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큰 혼란이 야기되기 때문에 VLF진단의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VLF진단을 시행하는 업체는 현재 7곳. 충북에서는 경기전력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주)경기전력 남기태 대표와 임직원들/사진 정준규

VLF 기술부 최종섭 부장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VLF 진단을 시행했을 정도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특히 작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선 한전과의 ‘기술적 소통’이 중요한데 한전 측에서도 우리 회사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민원인과의 마찰이 잦은데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능력 또한 한전이 인정하는 경기전력의 경쟁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남기태 대표는 VLF진단사업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목표로 하는 연매출 100억 원을 이루기 위해선 VLF와 같은 신성장사업이 꼭 필요하다는 게 남 대표의 생각이다. “충북에서 전기공사를 하는 업체만 해도 600여 개나 됩니다. 이중 일 년에 한 건도 입찰을 못 따는 업체가 절반이나 되고요. 결국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최근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사훈'이 현실로...‘뜻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지난 2014년 경기전력은 한전이 주관한 ‘시공품질 우수기업 인증’ 평가에서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신뢰와 기술력으로 임직원들이 일군 성과였기에 그 의미는 컸다. 현재 경기전력은 30여 명의 임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이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이라고 남기태 대표는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온 직원들이 늘 고마운 마음이지만 남 대표는 사실 고민이 적지 않다. 회사가 입찰을 받지 못하면 직원들이 다른 회사로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보니 입찰이 다가오면 남 대표의 시름도 깊어진다.

고되고 위험한 업무 탓에 채용도 쉽지 않다. 사무직과 달리 전기공사업무에 선뜻 나서는 지원자들이 많지 않다. “어려운 근무여건에도 이직없이 함께 해준 지금의 직원들이 그래서 더 고맙고 애틋하다”고 남 대표는 이야기한다. 남 대표가 인력 운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던 데는 경영의 묘도 한몫했다. “경기전력과 자회사 네 곳이 입찰에 공동출격하는 방식이다 보니 그만큼 낙찰률이 높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 낙찰된 회사로 직원을 배치해 고용을 보장하기 때문에 인력유출이 문제가 된 적은 크게 없었다.

(주)경기전력 직원이 전주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정준규

"책임의식이 중요한 업무 특성 상 안정적 고용보장은 일의 완성도로 직결된다"는 게 남 대표의 이야기.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그가 각별히 신경쓰는 것도 이런 이유다.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 덕에 경기전력에 일을 맡긴 고객사들은 만족도가 높다. 꼼꼼한 시공은 물론 배려심 깊은 직원들의 인성이 고객들 사이에 회자됐다. 직원들의 평판은 곧장 회사 이미지로 이어졌고 신뢰가 중요한 업계 특성상 이는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뜻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라는 우리 회사 사훈처럼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이루지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지금의 회사를 일굴 수 있었던 것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겸손과 배려로 사람들을 대한다면 원하는 일을 꼭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에게도 항상 이 점을 강조하고요”

척박한 땅에 전주를 세우고 전선을 잇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건물에 전선을 설치해 빛을 부르는 작업은 고된 작업의 연속이다. 잠깐의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런 업무일수록 임직원들의 팀워크와 책임의식이 더욱 요구되는 건 당연지사다. 치열한 경쟁에서 경기전력이 두각을 나타낸 것도 직원들간의 이런 따뜻한 결속력이 큰몫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회사를 경영해 보니 말 그대로 회사발전의 원동력은 직원들이고 직원이 행복하면 못 할게 없다”는 남 대표의 이야기가 여운이 남는다. ‘뜻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회사가 만들어질 거란 경기전력의 간결한 사훈이 왠지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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