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때문에 경제적 역기능 ‘21조7689억원’
공시 때문에 경제적 역기능 ‘21조7689억원’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4.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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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만약 취업했다면 소득 얻고 그 중 일부 소비”
공시생, 2011년 18만5000명서 2016년 ‘25만7000명’으로 늘어
서울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공부에 여념이 없는 청년들. 이들이 25만명이나 된다. 사진=뉴시스

공무원시험(이하 공시‧公試)을 준비하는 청년 수가 26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에 따른 역기능적 무려 21조7689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참 일해야 할 청년층이 대거 공시에 몰리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공시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위축되면서 2016년을 기준으로 청년층의 실업률은 9.8%까지 치솟았다. 30대 이상의 실업률이 2~3% 수준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취업난에 허덕이던 청년층은 ‘안정적 일자리’를 찾아 공시생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 수는 2011년 약 18만5000명에서 2016년 25만7000명으로 7만2000명이나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 498만명 가운데 5.2%가 공시생인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 공시생 25만7000명의 현재 상황을 ‘전원 취업했을 때’와 비교해 경제적 순기회비용을 추정했다.

먼저 역기능적 기회비용은 공시생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시험 준비를 함에 따라 발생하는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의 기회비용을 의미한다. 만약 취업이 되었다면 그로 인해 소득을 얻고, 그 일부를 소비에 사용했을 거라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역기능적 기회비용이 21조768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순기능적 지출도 있다. 공시생들이 시험 준비 과정에서 지출하는 학원비나 집세 등을 쓰기 때문이다. 이 비용은 4조6260억원이라고 산출했다.

결국 공시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인 경제적 순기회비용은 ‘17조1429억원’으로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공시생이 늘어난 근본 원인은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고용창출력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 사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이사는 또 “정부는 민간 부문에서 좋은 일자리가 보다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신규일자리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확대하고, 청년일자리에 대해 임금 등 고용조건을 개선하고 고용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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