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인사를 드리는 이유
이제야 인사를 드리는 이유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4.1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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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종이코노미>를 발간하고, 하루 두 차례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를 통해 <S뉴스>를 서비스하는 법인은 <세종경제뉴스>입니다. 2016년 4월8일 창간한 인터넷 신문 ‘세종경제뉴스’는 세종특별자치시를 포함한 충청권을 권역으로 하는 경제전문매체입니다. 뉴스의 범주는 경제(55%)를 중심으로 정치·사회·문화 일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2016년 11월21일 세종경제뉴스에 합류했습니다. 22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경제 분야 취재를 맡아본 적이 없는 제가 경제전문매체의 편집국장이 된 것은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윗사람들이 저를 주로 정치나 문화 쪽으로만 돌린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소싯적에 적성검사를 해도 정치인이나 예술가 성향이 두드러졌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요즘 후배 기자들에게도 배워가면서 편집국장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 달쯤 지났는데, 세상에 배우면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보다 어색한 것은 첫 직장이었던 불교방송(BBS)에서 서울 본사 근무를 한 1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고향 청주에서만 기자생활을 했던 제가 ‘세종’이라는 제호를 가진 매체에서 일하게 된 것입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 연고가 충북입니다. 더구나 회사의 소재지는 충북 청주와 세종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입니다. 이런 부조화가 있을까요? 청주에 가면 ‘세종시 매체가 아니냐’고 거리를 두고, 세종에서는 ‘청주사람들’ 취급을 받습니다.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박쥐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날짐승과 들짐승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후배기자들도 풀이 죽어 회사로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박쥐 취급을 당하고 온 것이 한눈에 간파됩니다. 심지어 지인들 중에는 제호를 ‘청주경제뉴스로 바꾸면 어떻겠냐’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제안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 세종경제뉴스에서 일하게 됐습니다”라는 정식 인사를 이제야 드리는 이유입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좀 길었습니다. 언론이 지향하는 비전과 가치를 분명히 하기 전까지는 준비기간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 돌을 넘기면서 세종경제뉴스가 걸어갈 노정을 독자 여러분에게 공유합니다.

세종경제뉴스가 지향하는 중심 가치는 ‘분권과 균형’입니다. 이는 정치와 행정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교육 등을 관통하는 가치입니다. 따라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옛 수도권 집중을 지양하고 지역의 창달을 지향합니다. 또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자영업 활성화를 통해 소비경제 부흥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세종이라는 제호가 제격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종은 ‘세종특별자치시’라는 지역적 개념을 뛰어넘습니다. 세종이라는 두 음절에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국토의 한복판에 행정수도를 놓자는 새로운 발상과 강건한 정신이 깃들어있습니다.

세종경제뉴스는 또 하나의 수도, 분권과 균형의 상징인 세종시와 그 주변도시인 충북 청주(오송과 오창)에서 출발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자본과 인력의 한계로 인해 세종과 충청, 특히 세종과 청주라는 지역성에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갈 길은 분명합니다. 지역의 시각으로 소위 ‘중앙’에 저항하는 전국언론으로 성장하는 것이 세종경제뉴스의 미래입니다.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고리타분한 관습헌법의 보호를 받는 중앙과 그 변방으로서의 지방이라는 개념은 세종이 혁파해야할 대상입니다. 세종의 시야에는 중앙과 지방이 없습니다. 오직 전국과 지역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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