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돋는 청주맛집…여긴 어딜까요?
추억 돋는 청주맛집…여긴 어딜까요?
  • 김보영 기자
  • 승인 2017.05.10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북도 공식 블로그, 남녀노소가 알 수 있는 음식 6종 소개
남녀노소 누구나 아는 추억의 청주 음식들이란다. 충청북도 공식 블로그가 SNS 활동가 장희연 씨의 글과 사진을 통해 추억이 돋아나는 청주 음식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상업적인 목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인지 상호는 밝히지 않았다.

그게 글을 읽는 재미다. 청주도 인구 85만의 대도시다. 통합시 출범으로 940.29㎢에 달하는 면적은 서울시의 1.6배나 된다. 여기에 소개된 6개 업소를 다 안다면 맛집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불로그에 제시된 가게 소개를 통해서 맛집의 역사와 맛을 따라가 보자.

[출처] 청주 추억의 음식, 추억의 맛 / 작성자 신나라


□서문다리 동쪽 무심동로 392번길에 있는 우동과 빵을 파는 식당

조선의 우동이다. 국물 맛과 면발이 다 그렇다. 일본 우동은 후쿠오카에서 먹어 본 게 전부이지만 후쿠오카우동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다. 국물 맛은 삼대를 잇는 비법이란다.

1962년에 문을 열고 삼대 째 우동을 끓인다. 엄마 아빠 손잡고 처음 맛 본 우동, 지금은 어머니와 아버지 모시고 아이들 손잡고 삼대가 가서 먹는 우동이 됐다. 가족 삼대가 어울린 식탁을 종종 볼 수 있다. 삼대가 다 만족하는 표정이다. 교복세대의 추억도 묻어나는 곳이다. 우동과 함께 단팥빵 크림빵 고로케 등 빵도 판다. 교복과 빵집의 빵은 추억의 조합이다.


□CGV청주서문 부근에 있는 비빔냉면과 햄버거를 파는 식당

냉면과 햄버거를 파는 집이다. 1981년에 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로는 20대 초반부터 알고 있던 곳이다. 이른바 ‘교복세대’들이 학창시절 드나들다가 결혼해서 중·고등학생 자식들과 함께 찾아와 비빔냉면을 먹는 곳이다.

비빔냉면의 비빔장 맛이 특별하다. 비빔냉면 비빔장이야 식당 마다 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비슷한 구석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식당의 비빔장 맛과 비슷한 맛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고유의 비빔장 맛이 가는 면발에 잘 스며들었다. 맵고 얼큰한 비빔장 맛이 여러 재료의 맛과 잘 어울린다.

햄버거도 판다. 화려하고 풍성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빵과 간단한 채소, 고기의 맛이 단순하게 어우러진다. 둘이 가서 비빔냉면 한 그릇씩 먹고 햄버거 하나를 시켜 반으로 나누어 먹으면 딱 좋겠다.


□서원대학교 후문 부근 행운푸줏간 맞은편 칼국수 파는 식당

2000년에 문을 열었으니 여기 소개하는 식당 가운데는 가장 막내다. 칼국수 전문점이다. 주문을 받고 국수를 썰고 끓인다. 칼국수에 들어가는 재료도 호박 마늘 김가루 등 평범하다. 육수도 다른 집과 많이 다르지 않다. 사골우린 국물이다. 여기에 면수를 섞어서 쓴다.

국수와 함께 나오는 공기밥(1인당 반 공기 정도의 양)을 국수국물에 말아먹는 맛이 좋다. 여기까지는 다른 칼국수집하고 크게 다를 게 없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국수와 육수 본연의 맛을 특별하면서도 풍성하게 만드는 게 있었으니, 그게 바로 지고추 다진 것이다. 요즘 지고추를 넣어 먹는 칼국수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옛날에는 집마다 동치미를 담을 때 고추를 함께 넣었다. 그 고추를 ‘지고추’라고 한다.

옛날에는 집에서 칼국수를 자주 해먹었다. 지고추가 없으면 고추장칼국수, 김치칼국수 등을 해 먹었다. 단연 지고추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 지고추 칼국수가 으뜸이었다. 식당 이력 17년 보다, 옛날에 집집마다 담은 지고추를 다져서 국수에 넣어 먹던 그 오랜 세월의 맛, 그 내력을 살펴볼 일이다.
 

□서부소방서 맞은편 쫄면, 고로케, 꽈배기를 파는 식당

오래된 기억 속에 이 집의 고로케와 쫄면 맛이 자리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의 모든 고로케와 쫄면 맛을 가늠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 이미 입맛을 사로잡은 게 바로 이 집의 고로케와 쫄면이기 때문이다.

옛날에 ‘본정통’이라고 부르던 길을 지금은 ‘성안길’이라고 부른다. ‘본정통’ 시절에 그곳에 있는 식당을 지금은 가경동으로 옮겼다. 가경동으로 옮긴 지 몇 년 안 됐지만 ‘본정통’ 시절부터 따지면 그 세월이 얼추 40년은 된다.

청주의 모 여상을 졸업하고 갓 직장에 취업한 큰 언니가 ‘국민학생’ 동생들을 위해 월급날 고로케와 꽈배기를 사던 곳이다. 성인이 된 다음에는 아버지 어머니 간식 꺼리로 사다드리던 음식이었다.

양배추와 양파가 주로 들어간, 후추 향이 나는 옛 고로케다. 거대한 꽈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맛있다. 고로케와 함께 빼 놓을 수 없는 게 쫄면이다. 요즘 분식점에서 파는 일반적인 ‘새콤’ ‘매콤’ ‘달콤’한 쫄면이 아니다. ‘새콤’과 ‘달콤’ 보다 ‘매콤’한 맛이 강한, 그러나 맛있게 매운 그 맛이 추억의 맛이다.
 

□용두사지철당간 주변에 있는 고추만두국과 만두를 파는 식당

성안길 용두사지철당간 주변에 있는 이 식당은 1987년에 문을 열었다. 청주 고추만두국의 양대 산맥 중 하나다. 고추만두국의 진하고 얼큰한 육수 그리고 지고추가 들어간 만두 맛이 특별하다. 얼큰한 육수의 맛과 지고추가 들어간 만두가 잘 어울린다.

옛날에는 집마다 동치미를 담을 때 고추를 함께 넣었다. 그 고추를 ‘지고추’라고 한다. ‘지고추’는 충북 전역 대부분의 집에서 담가 먹었는데, 특히 충북의 중북부 지역에서 많이 해먹었다.

그 지역에서 흔한 재료로 만드는 음식이 제대로 된 음식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지고추가 들어간 만두를 만드는 것도 어쩌면 어렵지 않은 발상이었을 것이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에 지고추 향이 살아 있는 만두가 들어간 고추만두국으로 속을 풀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삼겹살골목 아치 맞은편에 있는 고추만두국과 만두를 파는 식당

이 식당의 고추만두국을 처음 먹은 건 사실 몇 년 전이다. 그 집이 거기에 있는 줄 몰랐을 뿐이지 고추만두국의 맛으로 치면 청주 고추만두국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겠다.

식당 안에 붙어있는 안내판에 고추만두국을 더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만두를 반으로 갈라 국물을 적셔서 먹으면 국물의 구수함과 칼칼함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접시에 덜어서 먹는 것 보다 더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고랭지배추로 담근 김치와 괴산고추로 담근 지고추 다진 것, 직접 짠 기름, 야채 등을 넣고 만두소를 만든다.

지금 사장님이 2대 째이다. 언제부터 고추만두국을 팔았는지 지금 사장님이 정확하게 기억하는 세월은 28년 전, 잠깐 복대동으로 식당을 옮긴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바로 1989년이었다고 한다. 그 이전부터 고추만두국을 팔았었다고 하니 이 집의 내력은 그 보다 더 됐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