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 NGO와 놀다…페스티벌 성료
충북도민 NGO와 놀다…페스티벌 성료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6.0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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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주 소나무길에서 57개 단체·1만여 명 ‘물결치다’
타운미팅, 무상시내버스 도입, 선거연령 17세이상 결정
타운미팅에서 참석자들이 색종이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선거연령은 ‘17세이상’으로, ‘무상시내버스’ 도입은 찬성이 높아 가결된 반면에 ‘충북청년수당’ 지급은 간발의 차로 부결됐다.

국회나 충북도의회가 내린 결정이 아니다. 6월3일 오후 4시, 청주시 북문로 청소년광장에 모인 대중은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색종이를 들어 이렇게 결정했다. 이른바 ‘타운미팅’의 결과다. 이날 타운미팅의 사회를 맡은 송재봉 충북NGO센터장도 설명했지만 타운미팅은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읍민회의’에서 비롯됐다.

SNS도 시민참여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사진=참여자 페이스북

나이와 신분에 관계없이 직접민주주의로 결정하는 이 방식은 ‘대단위 시민토론 타운미팅’과 GE의 CEO 잭 웰치에 의해 ‘워크아웃 타운미팅’으로 발전했다. 3일 타운미팅에서도 10대 청소년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하고 색종이로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성안길 건너 소나무길과 청소년광장에 이르는 200여m의 길이 이렇게 붐빈 것은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이 거리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NGO에 놀러와’라는 부제로 3회 ‘충북NGO페스티벌’이 열렸다. 매주 토요일 소나무길에서 판을 벌이는 프리마켓과 어우러져 북새통을 이뤘다.

충북NGO센터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도내 57곳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참여해 체험 부스를 마련하고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았다.

작은 무대에서는 버스킹이 이어졌다.

작은도서관 부스에서는 나뭇잎으로 책갈피를 만들고, 환경단체 부스에서는 방독면을 쓰는 체험을 통해 최근 불거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꼈다. 이주노동자인권단체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공예품과 의상 등을 전시, 판매했다. 교육운동단체는 아이들의 소망을 향해 다트를 던지는 체험코너를 마련했다. 광장 가운데에서는 어린이들이 자리를 깔고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리기도 했다.

이밖에 소나무길 상설무대에서는 기타동아리, 힙합그룹, 퍼포먼스그룹 등 청년음악인들이 릴레이 버스킹 공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1000일 동안 타올랐던 직접민주주의 또 다른 경험 ‘촛불집회’를 계승하기 위한 ‘아고라’도 마련됐다. ‘광장, 그 이후’를 주제로 김광진(전 의원) ‘함께여는 미래’ 대표의 민주주의 강연이 열린 것. 거리 한 구석에 모인 청중들은 김 대표의 발언 중간 중간에 질문을 던졌고, 이에 답변과 질문이 꼬리를 물며 강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관진 전 의원의 토론형 강연 <광장, 그 이후>

송재봉 NGO센터장은 “NGO는 지방정부의 행정이나 지역 현안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며 “누구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공동체라는 틀을 통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재봉 센터장은 또 “어떤 일의 결과가 잘 되었을 때 벌이는 축제뿐만 아니라 과정도 축제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구도심인 소나무길에서 연 NGO페스티벌이 이렇게 성황리에 마무리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 자녀들의 손을 잡고 행사에 참여한 30대 후반 부부는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라는 생각에 가끔 아이들과 촛불집회에도 나갔는데, 이렇게 축제를 통해 시민의 권리를 배울 수 있는 현장이 생겨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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