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학 ‘공부벌레 공무원’ 이상률 청주시 과장
美유학 ‘공부벌레 공무원’ 이상률 청주시 과장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9.27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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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국제정책대학원 과정 미주리大서 공부 “알아야 면장…”
이상률 청주시 창조전략과장. 사진=이재표 기자

공부를 즐기는 별종 공무원이 있다. “공부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니 “공부를 해야지. 먹고 산다. ‘알아야 면장도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간부가 모르는 게 많으면 직원들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의 국제정책대학원 과정으로, 국내 석사 과정 1년(2015년)과 미국 연수 1년(2016년) 등 2년 동안 공부를 마치고 복귀한 이상률 청주시 창조전략과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상률 과장은 KDI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 12월25일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충북대 행정대학원에 복학해 행정학 석사를 마무리했다.

이상률 과장은 좀 엉뚱한 이유로 공부에 중독됐다. 이 과장은 “시의 요직인 기획팀장(6급)을 4년 동안이나 맡았는데, ‘환경공학과 출신이 무슨 기획팀장을 맡느냐’고 수군거리는 것을 듣게 됐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 행정학을 공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건 구실일뿐, 사실 그는 처음부터 공부벌레였다. 1993년 7급 공채로 청주시 공무원이 된 뒤 지금은 폐지된 충북도 공무원 소양고사에서도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나 1등을 했다.

이번 KDI 국제정책대학원 과정도 국내 수업부터 영어 원서를 교재로, 100% 영어로 수업이 진행됐다. 쉰이 넘은 나이에 영어공부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다소 버거운 도전이었다. 미국에서는 미주리대학교 아시아센터에서 공부했다. 부족한 영어를 보충하기 위해서 개인과외까지 받았다. 그렇게 영어를 배워서 국제경제, 통상, 통계, 연구조사 등을 수강했다.

이 과장의 학구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미국 언론을 통해 미국사회에 대한 탐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미국의 재해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은 시장의 판단은 옳았다" 이상률 과장이 구독하고 있는 뉴욕타임즈 보도. 사진=뉴욕타임즈 화면 캡쳐

이 과장은 “올여름 우리나라에는 하루 300mm의 비가 내렸다지만 미국 휴스턴에는 하루 1252mm 이상 비가 내렸다. 그런데 대피명령을 서두르지 않았다. 집에 있으면 구해주겠다는 식이었다. 사망자는 50명 정도였다. 이는 2005년 휴스턴 하리케인 리타 때 섣불리 대피명령을 내리면서 250만명이 땡볕 고속도로에 갇혔고, 70여명이 대피 중 숨지는 참사로 이어진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역 언론’으로 옮아갔다. 4년 간 공보팀장을 맡았던 때문인지 미국에 가니 신문만 보이더라고 운을 뗐다. 이 과장은 “지역에 대해 애정이 있는 것은 ‘전국 언론’이 아니고 ‘지역 언론’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과장은 “현재 유료서비스로 뉴욕타임즈를 인터넷 구독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은 볼만한 기사를 유료서비스로 막아놓는다. 뉴욕타임즈도 월 20건까지는 무료지만 이를 초과하면 유료다. 지역 언론이 열악한 현실 속에서 대부분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공짜가 어디 있나,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상을 보는 창이 넓어진 게 분명하다. 이상률 과장 스스로도 “공직자들도 견문을 넓혀야 한다. 가서 봐야만 보이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고 귀띔했다.

미국에는 컬럼비아시가 여러 곳에 있다. 사진은 미주리주의 주도인 컬럼비아의 농산물직거래 장터. 사진제공=이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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