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도 교피아 총장…‘오비이락?’
충북도립대도 교피아 총장…‘오비이락?’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0.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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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위직 출신 사립대에 대거 포진…총장만 7명
3분의 1은 재정지원제한대학에…로비창구 활용 우려
충북도립대 2017년 입학식. 사진=충북도립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등 부실대학들이 교육부 출신을 대거 채용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충북도립대학도 교육부 국장을 총장 자리에 앉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는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당, 경기 성남 분당을)이 12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부 출신 사립대학 교직원 현황’에 따르면, 교육부 관료 출신 교직원은 (4년제 15명, 2년제 13명 등 모두 28명이었다. 이들은 교육부에서 평균 22년을 일한 고위직 출신이다.

이들의 평균연봉은 1억원에 달하는데다 상당수가 부실대학에 채용됐다. 충북 도내에는 2016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됐던 음성 극동대 2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천캠퍼스가 있는 전북 우석대에도 2명이 재직 중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2년제 1억775만원, 4년제 8442만원이다. 28명 중 21명이 조교수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으며 총장과 부총장이 각각 7명과 2명이나 됐다.

문제는 이들이 취직한 사립대 3분의1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점이다. 전직 관료들이 일하는 사립대 24곳 중 2015년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 E등급을 받은 대학은 총 8곳이다.

이렇게 교육부 출신을 임용한 극동대는 2017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해제됐다. 2013년 교육부 평가에서 재정지원대학(D등급)에 포함됐던 우석대는 교육부 출신 총장 취임이후 2015년 평가에 당당히 A등급으로 올라섰다. 교육부 출신들이 로비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충북도립대학이 13일, 6대 총장에 공병영 교육부 교육안정정보국장을 내정했다. 충북도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총장 후보 1순위로 추천된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대신에 2순위인 공 국장을 차기 총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도 인사위원회는 정부재정지원사업제한대학 선정과 신입생 충원율 미달, 도의회의 대학 개혁 요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수혈’을 통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공 국장을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외부수혈이 결국 교육부 관료 영입으로 볼 수 있다.

안병영 도립대 총장 내정자. 사진=충청북도

임용권자인 이시종 지사는 인사위원회의 건의를 수용, 공 국장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 국장은 신원조회 등 임용 절차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11월30일 취임해 4년간 6대 총장을 맡게 된다.

공 국장은 부산 출신으로 동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고 교육부 평가지원과장, 지방교육혁신과장, 교육과학기술부장관 비서실장, 충남대 사무국장, 서울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김병욱 의원은 “교육부 공무원들이 ‘교피아’ 오명을 벗고 진정한 교육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잣대로 관련 기관 재취업을 막아야 한다”며 “교육부가 개혁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되어서는 우리 교육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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