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3선…오제세 의원과 ‘안방싸움’
이시종 지사 3선…오제세 의원과 ‘안방싸움’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0.20 0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 타천만 회자될 뿐, 실제 출마선언은 ‘전무’
국민의당 ‘김영환’ 차출 희망…정의당 ‘재정상황 고려’

특집-6.13전망대①-충북도지사 선거

지방선거가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도지사 등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는 2018년 2월13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불과 3개월만 지나면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시장 및 시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3월15일, 군수 및 군의원 선거는 4월14일이다.

열흘간의 추석연휴를 지난 민심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또 출마예정자들은 결심을 굳혔을까? 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봤다. /편집자

재선 지사와 4선 의원의 경선은 성사될 것인가? 이시종 지사(좌)와 오제세 의원(우). 사진=세종경제뉴스 DB

충북지사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이시종 현 지사의 3선 달성 여부다. 이 지사가 3선 고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첫째 아예 출마를 포기하는 경우, 둘째 경선 패배나 낙천, 셋째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다.

이중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이 세 번째라고 할 만큼 아직까지 당 밖에서는 경쟁자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노영민 주중대사가 도지사 자리를 탐낼(?) 때까지만 해도 세대교체에 부응하고 ‘제3의 길’을 갈 거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노영민 대사는 10월10일에야 베이징에 부임했고 지방선거에 차출될 가능성은 0%가 됐다. 따라서 충북정가에서는 이시종 지사가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이를 직감적으로 느끼는 것은 도청공무원들이다. “공무원들이 잠깐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가 싶더니 다시 군기가 바짝 들었다”는 것이 다수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두 번째 경우의 수다. 당이 다른 후보를 전략공천하거나 경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다. 먼저 멀쩡히 재선에 성공했고 3선 도전의지를 보이는 도지사를 끌어내릴 명분은 없다. 결국 ‘경선불사’를 외치며 이 지사에게 도전장을 던질 당내 경쟁자가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오제세 의원 “경선 갈 것으로 본다”

오제세 의원. 사진=뉴시스

결론부터 말하면 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수차례 도지사 출마의지를 내비친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오제세 의원은 세종경제뉴스(세종이코노미)와 인터뷰에서 “국정이냐 지역발전이냐의 기로에서 도지사 출마를 선택했다”며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으로 간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4선 국회의원의 관록과 풍부한 지방행정의 경험을 살려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관선시절 온양시장과 대천(현 보령)시장을 역임했다. 또 민선 이후에는 청주 부시장, 인천 부시장을 지낸 뒤 정계에 입문했다.

그런데 오 의원이 말하는 스스로의 ‘장점’은 이시종 지사도 충분히 갖춘 덕목이다. 이 지사 역시 관선과 민선을 합쳐 네 차례나 충주시장을 지냈고, 재선 국회의원에, 재선 도지사로 정치와 지방행정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오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시종 지사가 이미 8년을 했고 한 번 더하면 12년이다. 도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의 시작은 사람이다. 내가 지사가 되면 청주 오창과 오송에 더 많은 기업들을 유치해 충북의 먹거리를 만들겠다. 경제 활성화와 문화, 복지 등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4선 중진이 의원직을 사퇴하는데 따르는 부담감이다.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하는데, 청주 서원지역구에는 무려 ‘6전7기’에 도전하는 최현호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이 버티고 있다. 오 의원은 뜻밖에도 이 문제에 대해 담담했다. 오 의원은 “총선과 지방선거가 2년 주기로 실시되다 보니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나가려면 임기 중에 사퇴를 하거나 2년 쉬었다가 나갈 수밖에 없다. 나로서는 중도사퇴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보궐선거를 치르겠지만 후계자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유권자에 맡길 일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지사 측근 “오제세는 세대교체 대안 아냐”

이시종 지사. 사진=충청북도

이시종 지사는 묵묵부답이다. 이 지사는 세종경제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발표할 시기가 언제쯤 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도 아직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주변 인물들은 3선 도전을 단정하기 시작했다. 측근 Q씨는 “솔직히 지사로부터 단 한 마디도 언지를 받은 것은 없다. 하지만 당 상황과 여건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 아니냐. 주변에서는 출마를 전제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지사 출마를 단정하는 근거는 오제세 의원에게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Q씨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 이시종 지사의 지지도를 고려할 때 구원투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오제세 의원은 세대교체의 대안이 아니다. 이 지사와 두 살 터울 밖에 나지 않고 경력과 경험도 별반 차이가 없다. 현역 4선 의원이 현역 재선 지사와 붙을 명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Q씨는 “솔직히 야당 도지사로 8년 동안 고생하다가 집권 여당이 돼서 제대로 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여당 되니 (지사 자리를) 달라고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어찌 됐든 이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둘은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나야 한다.
 

○자유한국당 의원 차출 가능성 낮아

2014년 국회 예결위에 출석한 한민구 당시 국방부장관(좌)과 박경국 안행부 차관(우). 한국당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의 고민은 선수를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자유한국당은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이종배(충주) 의원 등 현역 의원 차출설이 한동안 나돌았다.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107석으로 제1야당이고 바른정당과 당 대 당 통합이 이뤄지면 여당 의석을 제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의석은 촛불정국 이전에 만든 것이다. 단 한 석도 허투루 여길 수가 없다. 도박 같은 도지사 카드에 현역의원 패를 던질 수는 없다는 얘기다.

박덕흠 도당위원장은 9월6일 청주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해 보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출마설을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의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나마 이종배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의원이 청주 부시장과 충북도 행정부지사, 민선 충주시장 등을 지내는 등 행정경험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시종 지사가 충주에코폴리스 사업포기 등으로 고향에서 인기가 없다는 점도 노림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선출직의 ‘갈아타기’ 출마 등으로 다섯 번이나 재‧보궐선거를 치른 충주에서 또다시 갈아타기를 하는 것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현역 차출이 아니라면 당 안팎에서 뜻밖의 인물을 차출할 가능성이 높다. 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전 의원, 이기용 전 충북도교육감,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박경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장관급),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장관급) 위원장 등이다.
 

○경쟁력 있는 신인 나타날까?

이 중 윤진식 전 의원은 이시종 지사의 고향친구이자 고교동창으로서 2014년 충북지사 선거에서도 맞붙었던 정치적 맞수다. 하지만 윤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윤 전 의원은 2017년 1월, 반기문 캠프 합류를 통한 정계복귀 가능성을 묻는 세종경제뉴스의 질문에 대해 “나이도 그렇고 앞에 나설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나서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라며 정계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이기용 전 교육감이나 한민구 전 장관 등도 당이 우대하는 후보 선택기준인 ‘젊고 참신한 인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전 교육감의 한 측근은 “이 전 교육감 출마설이 떠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근거 없는 풍문이라고 본다. 지난 선거에 예비후보 등록까지 했다가 구설수 때문에 접지 않았느냐. 상황이 뻔한데 또 입질에 오르내리는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9월27일, ‘상향공천’을 폐기하고 ‘전략공천’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4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는 ‘우선 추천 공천권’을 쥐게 될 홍준표 당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절반 이상을 신인으로 채우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뜻밖의(?) 신인으로 빼들 수 있는 카드는 박경국, 신용한 정도다. 박경국 위원장은 60세로 도지사 후보군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고 충북대 출신 행정고시파로, 36살에 단양군수를 지내는 등 좋은 관운으로 충북도 행정부지사, 국가기록원장, 안전행정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박 위원장은 세종경제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예스나 노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 생각은 있지만 여건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공천을 받을 수 있느냐가 제일 큰 관건이다. 주변에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해서 고민 중이다”라고 털어놓았다.

도지사 출마에 의욕을 보이는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사진=세종경제뉴스DB

신용한 전 위원장은 49세로 더 젊다. 그 점에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후보로 등록했을 정도로 도전적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초심 그대로 간다. 청주시 단위에서는 내 장점을 발휘하기 어렵다. 여러 논의가 중앙에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니니 담담하게 가겠다. 지금은 무엇을 결정했다고 말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정의당, 도지사 선거 승부처 아닌 듯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모든 단위에서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도지사 선거가 승부처는 아니다. 언론보도에는 신언관 국민의당 충북도당위원장이 도지사에 도전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신 위원장은 청주시장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월14일, 도당 창당대회를 연 정의당 충북도당도 청주시장 선거와 청주시의회 선거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민의당 소식통 A씨는 “솔직히 후보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마땅히 나간다는 사람도 없다. 생각 같아서는 김영환 전 의원이 출마해줬으면 좋겠지만 지방선거에 나간다고 해도 경기지사에 출마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 일각에서 지사 후보로 바라는 김영환 전 의원. 하지만 그의 정치적 무대는 경기도다. 사진=뉴시스

충북 괴산 출신으로 청주고, 연세대 치대를 나온 김영환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42살에 초선 의원이 되고 47살에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다. 노영민 주중대사를 정계에 입문시킨 정치적 멘토였지만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굴곡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록의 4선이다.

김 전 의원의 정치무대는 경기도 안산이다. 김 전 의원은 20대 총선 안산 상록을 선거구에서 간발의 차로 낙선했다. 이 선거구는 1,2,3등이 각각 1%p 차로 승부가 갈렸다. 김 전 의원은 현재 경기지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고향으로 유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정의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열매를 바구니에 담겠다’는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중점은 청주시의회다. 상승효과를 줄 수 있는 청주시장 선거도 중요하다. 그래서 도지사 선거는 승부처가 아니다.

정세영 정의당 충북도당 위원장은 “도지사 선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원칙을 세우지 못했다. 전체 지방선거를 총지휘하는 선거지만 범위가 너무 크다 보니 재정적 어려움과 힘이 분산되는 문제가 있다. 출마에 뜻을 둔 사람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 것도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