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탁기 ‘빙빙’…美 가전 ‘헤롱헤롱’
한국세탁기 ‘빙빙’…美 가전 ‘헤롱헤롱’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0.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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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조1400억, 미국 시장 31% 점령…세이프가드 검토

경제시사용어 해설_ 세이프가드

미국시장에서 월풀을 궁지로 몰아넣은 한국 세탁기. 사진=뉴시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수입 세탁기들이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판정했다.

엄살이 아닌 것이 한국 가전회사들이 만든 세탁기가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31%에 이른다. 소비자 세 명 중 한 명은 한국 세탁기를 고른다는 얘기다. 2016년 미국에서 팔린 한국 세탁기는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Safeguard)’를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세이프가드의 사전적 의미는 보호, 예방, 보호수단 정도지만 무역용어로 쓰이면 ‘긴급수입제한조치’라는 뜻이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0월19일, ITC는 워싱턴에서 수입 세탁기로 인한 자국 기업의 피해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세이프가드를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앓는 소리’를 한 미국의 자국기업은 세탁기 회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월풀’이다. 세이프가드에는 해당 품목에 대한 수입관세 부과 또는 인상, 수입수량(쿼터) 제한 등이 있는데, 월풀은 한국 세탁기에 대해 50%의 관세를 매기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세이프가드를 밀어붙일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수 있다. 삼성과 LG는 세이프가드 발동이 소비자를 위한 혁신에 게으른 미국 기업을 두둔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은 월풀이 생산하지 않는 혁신제품이기 때문에 세이프가드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서는 주지사와 장관 등 고위인사들이 한국기업들에 대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삼성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3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8년 초부터 가전공장을 가동한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서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9년부터 세탁기 공장을 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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