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대환영…연근 캐러 오세요
개구쟁이 대환영…연근 캐러 오세요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1.15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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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작가 이희영씨…18일 미원 연밭서 연근 캐기 행사
2016년 방마루에서 연근 캐기 행사에 참석했던 개구장이들. 사진=방마루

연꽃음악회로 한여름 밤을 수놓았던 ‘방마루’ 주식회사의 이희영 대표가 이번에는 연근 캐기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진흙 위에서 옷을 버리고 싶은 개구쟁이들과 그 가족들 모두 대환영이다.

방마루는 서예가이자 한지를 만드는 이희영 대표가 나고 자란 동네이름이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어암리를 그렇게 부른다. ‘방마루 솔뫼연밭 연근 캐기’ 행사는 11월18일 오후 1시~4시까지 열린다. 참가비는 1인 1만원이고, 한 사람이 3kg까지 가져갈 수 있다.

작업복과 삽, 장화, 장갑, 수건 등은 챙겨 와야 한다. 준비물을 보면 아이들은 재미있고, 어른들은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옥화대를 지나 금관숲 주차장까지는 차를 타고 와서 연밭까지는 걸어서 이동한다.

서예가라지만 이희영 대표의 손은 ‘시인묵객(詩人墨客)’의 하얀 손이 아니다. 그의 손은 갈퀴손이다. 이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논 1500평에 연을 심기 시작했다. 연이야 여러해살이 식물이니 한 번 심어놓으면 더 이상 손 갈 일이 없을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뒷줄 밀짚모자 쓴 이가 이희영 대표다. 사진=방마루

2월에는 소똥퇴비를 주고 뿌리도 솎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꽃이 작아지고 뿌리도 썩는다. 6월 중순 이 작가의 연못에 백련이 핀다. 꽃은 두 달 정도 연못을 장식한다. 그 이후에 물을 빼고 꽃과 연근을 수확한다.

연근은 어디에 쓸까? 조림으로 반찬을 만든다는 건 다 아는 상식이다. 이희영 대표는 “연뿌리로 연근차를 만들면 두고두고 마실 수 있고 연근조림, 장아찌도 저장성이 좋기 때문에 온가족이 와서 10kg을 캐어가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근 캐기 행사는 현장 접수도 가능한데 단 200명 한정이다. 문의는 010-8934-5790(정민)으로 하면 된다.

이 대표의 손이 거친 것은 연농사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한지를 만드는 ‘솔뫼공방’을 운영한다. 이희영 작가는 한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닥나무와 딱풀을 재배한다. 한지재료를 수확해서 삶고, 껍질을 벗기고, 표백하고, 종이를 뜨는 과정이 겨울에서 봄까지 이뤄진다.

그러니 손이 성할 리 없다. 그는 이렇게 직접 공들여 만든 한지에 글씨를 쓴다. 그는 또 조각칼을 들고 ‘전각(篆刻)’에 취미를 붙인지도 20여 년이나 된다. 방마루에 가면 이 모든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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