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소도 일어난다니, 사람한테는 어쩔겨
쓰러진 소도 일어난다니, 사람한테는 어쩔겨
  • 권영진
  • 승인 2017.11.1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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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포탕, 흑마늘 낙지볶음밥이 맛있는 음성 ‘예가낙지마을’

<해피진의 꺼리>

귀하지도 흔하지도 않은 해산물 중에서 맛으로 손에 꼽으라고 하면 아마 낙지가 첫 손가락이 아닐까 싶다. 낙지는 예로부터 가을낙지를 ‘꽃낙지’라고 하여 최고로 뽑았다. 겨울의 문턱이면서도 소속은 가을인 11월에,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 있는 ‘예가낙지마을’을 찾았다.

낙지는 바다에서 사는 연체동물 가운데 대표적인 스태미나 음식으로 꼽힌다. 말린 오징어 표면에 생기는 흰 가루가 타우린이라는 성분인데, 타우린은 강장제이며 흥분제에 속한다. 일제기 2차 대전 말기 가미가제 특공대원들에게 흥분제 대신 먹였다는 것이 ‘타우린’이다. 놀랍게도 낙지에는 ‘타우린’이 34%나 들어 있다고 한다.

낙지가 얼마나 고단백의 스태미나 식품인지 알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도 영양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만 먹이면 거뜬히 일어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한다. 그밖에도 나쁜 콜레스테롤을 억제하여 심혈관 건강에 좋고, 비타민 B2, DHA가 풍부해 두뇌 건강에 좋으며, 먹물의 멜라닌색소는 멸균, 방부효과도 좋아 암 예방 효과도 있다고 한다.

예가낙지마을은 체인점인데 각 점포마다 직접 요리를 함으로써 신선한 낙지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 메뉴는 낙지를 이용한 볶음(덮밥), 찜, 전골, 회, 탕이다. 서브메뉴로 만두와 새우튀김도 있다. 오늘 소개할 메뉴는 낙지볶음(덮밥)과 연포탕이다.

낙지볶음은 신선한 낙지와 갖은 야채에 특제소스를 넣고 센 불에서 볶아내어 흑마늘밥에 비벼먹는 것이다. 고객을 생각하여 건강한 밥상을 제공한다는 금왕 예가낙지마을은 흑마늘 엑기스를 넣어 밥을 짓는다. 흑마늘은 고혈압, 당뇨에 좋고 어린이 아토피에 좋다고 한다.

덮밥은 주문 전에 매운맛, 보통, 순한맛을 알려줘야 한다. 화끈한 불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매운맛, 웬만큼 매운맛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보통맛, 그렇지 않다면 순한맛을 선택해야 한있다. 가격은 1인분에 1만원이다.

연포탕은 해물육수에 시원한 무, 상큼한 미나리와 갖은 야채를 넣고 끓이다가 싱싱한 낙지를 넣는다. 잠시 동안 낙지의 현란한 움직임을 바라보다 한소끔 끓으면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서 시원한 국물과 함께 먹는다.

낙지를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지기 때문에 머리를 잘라내고 다리는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낙지머리는 가위로 잘라서 낙지먹물과 함께 먹는다. 가격은 1인분 2만원이다. 다섯 명이 간다면 연포탕 2인분과 낙지볶음 3인분을 시키면 두 가지 메뉴를 다 먹어볼 수 있다.

식당 내부 벽면에는 정유지 시인의 ‘연포탕’이라는 시가 걸려있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부사관학과 교수인 정유지 시인은 연포탕으로 세계문학상 시조부문 대상을 받았다.

“가을비는 멈추지 않고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바람이 머물다간 바다를 불러내듯 씹히는 파도소리마다 속이 확 풀어진다. 내장의 속살까지 통째로 끓여내면 가슴 한켠 통증처럼 남겨진 사랑까지 따듯한 국물로 남아 일상을 빠져나온다.”

■금왕 예가낙지마을: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로 91-9 ☏043-878-0087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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