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진천군수 “제가 좀 튑니다”
송기섭 진천군수 “제가 좀 튑니다”
  • 김수미,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1.2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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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군수는 홍보맨…‘브로슈어 명함·대통령과 인생샷’ 화제

진천사람들은 ‘온 국민이 다 진천을 알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충남 천안을 충북 천안’이라고 쓴 신문기사도 있고, 텔레비전 아나운서가 ‘충북 보은을 충남 보은’이라고 읽기도 한다. ‘전북의 시·군 5곳을 적어보라’면 100점 만점을 맞을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민선 군수는 홍보맨이 돼야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 송기섭 진천군수다. 송기섭 군수의 명함은 앞뒤 양면처럼 보이지만 홈에 끼워진 부분을 빼면 6쪽 브로슈어가 된다. 한글과 영어로 명함기능을 하는 2면을 뺀 나머지 4면은 진천군 홍보 브로슈어다. ▲진천의 발전 원동력 ▲생거진천의 농·특산물 ▲진천의 볼거리 ▲사람중심의 친환경 미래도시가 각 면의 주제다.

명함 한 장으로 진천군을 홍보하자는 것은 송 군수의 아이디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활짝 웃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자신의 셀카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진천군이라는 브랜드 홍보가 엄청나게 이뤄진 날이다.

10월2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뒷자리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을 발견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인증 샷’을 찍으려는데, 대통령이 슬쩍 얼굴을 들이민 것이다. 돌발 상황에 두 사람 모두 미소를 지었고 송 군수에게는 뜻밖의 ‘인생 샷’이 완성됐다.

송 군수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송 군수는 이날 “셀카를 찍는 순간 뒷자리에 앉아 계시던 문 대통령이 환한 미소로 촬영에 응하셨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소탈하고 순수한 서민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됐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송기섭 진천군수가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5회 지방자치의 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활짝 웃는 모습의 셀카를 페이스북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송기섭 진천군수 페이스북 캡쳐.

이날 하루 포털사이트에는 ‘송기섭’이라는 이름이 상위에 올랐다. 송 군수 자신과 진천군이 유명해진 날이었다.

진천 이월이 고향인 송기섭 군수는 진천중, 청주고, 서울시립대 토목학과를 나왔다. 학연이 고루 분산돼, 사실 정치에는 불리한 조건이다. 송 군수는 1978년 기술고시에 합격해 건설교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국비유학으로 영국 노팅엄대학에서 환경계획학 석사를, 아주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으로 임명됐다가 이듬해 행복청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4·13 총선과 함께 실시된 군수 재선거에서 2위 후보를 10%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청주, 서울로 유학을 갔으니 부농의 아들이냐’고 물었다. 송 군수는 “부농도 아니고 빈농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침 먹고, 저녁은 네댓 시에 먹고, 하루 두 끼만 먹고 살았다. 그때는 다들 어려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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