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고딩들, 중고물품 팔아 교복값 기부 ‘4년’
착한고딩들, 중고물품 팔아 교복값 기부 ‘4년’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2.05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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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세광고 1년 황숭흠·이기훈…7명에게 240만원 전달
아름다운가게 용암점서 매년 2차례 행사, 총 900여만원
중고물품을 팔아서 친구와 선배 7명에게 교복값 240만원을 전달한 세광고 1학년 이기훈(왼쪽), 황숭흠(오른쪽) 군과 최원영 교장

고등학생이지만 스스로 ‘중딩(중학생의 은어)’이라고 부르는 학생들이 있다. 중학교 때 다짐한 좋은 뜻을 변치 말자는 의미다. 세광고 ‘중딩 천사’ 황숭흠·이기훈(1학년) 군이 교복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와 선배(1학년 4명, 2학년 3명)들에게 총 240만원을 기부했다.

이들은 12월4일, 최원영 세광고 교장과 함께 전달식을 가졌다.

중딩천사는 이들이 원봉중 1학년 때 만든 봉사동아리다. 당시 회원은 5명이었는데, 이들 2명만 세광고로 진학했다. 현재 중딩천사 멤버는 청석고에 2명이 더 있어서 총 4명이다.

이들은 중1 때부터 자신에게 딱히 필요가 없는 중고물품들을 모아서 판매하는 행사를 열어 기금을 마련해 왔다. 부모들도 중고생필품을 보태 함께 장을 열었다. 장터는 ‘아름다운가게 용암점’에서 열렸다.

이들이 지금까지 8차례 ,장터를 열어 친구들의 교복 값으로 기부한 돈은 900여 만원에 이른다. 2017년에는 각각 7월15일과 11월18일에 장터를 열었다.

황숭흠·이기훈 군은 “고딩천사로 이름을 바꿀까하다가 처음 시작할 때 순수한 마음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계속 중딩으로 남기로 했다”며 “4년 간의 이 활동을 통해 친구와 이웃, 그리고 물건 등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광고는 이들의 기부가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돌아가도록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차상위층과 ‘수업료, 급식비 미납학생’ 중에서 대상자 7명을 결정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최원영 교장은 “학생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내게도 감동을 줬다”며 “요즘 교육에서 강조하는 인성은 단순히 예절과 교양이 아니라 이 학생들이 보여준 나눔과 협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황군과 이군에게 “더 많은 학생들이 나눔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학내 동아리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두 학생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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