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MRO, 지방선거 최대 쟁점 예약
청주공항 MRO, 지방선거 최대 쟁점 예약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1.04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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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충북지사 ‘주의’…야당 창이 이시종 방패 뚫을까, 부러질까
여당·정의당, 박근혜 정권-홍준표 전 경남지사 적폐로 반격할 수도
2016년 9월, 청주공항MRO(항공정비)단지 조성사업 부지 현장 점검에 나선 충북도의회 MRO특위가 충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의 브리핑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사원이 청주공항 항공정비(MRO)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적정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주의’를 요구함에 따라, 4개월 뒤 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3일, “충북도 경제자유구역청이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의 부지 조성공사 추진 연기 요청을 무시하고 이를 강행하면서 성토공사비 49억원 등 83억원이 장기간 사장될 우려가 발생했다”며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주의’ 요구했다.

충북도의회 안에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MRO사업 중단을 요구했던 자유한국당은 즉각 공격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에서 “정치권과 충북도의회가 그토록 MR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특별점검위원회까지 구성해 진상규명을 요구했음에도 철저히 함구하고 몽니와 독선을 부리더니 결국 감사원 발표로 전국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고 비난했다.

충북도당은 이어 “이시종 충북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한 오송 역세권 개발, MRO, 이란 투자유치, 에코폴리스 등의 사업들이 줄줄이 실패한 것은 결국 표만 의식한 보여주기식 이벤트 행정, 무능과 무책임이 점철된 결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당사자인 충북도 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이 방어에 나섰다. 경차청은 해명자료를 통해 “법정 절차를 준수했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반박했다.

경자청은 아시아나항공과 손잡고 청주공항 경제자유구역(에어로폴리스 1지구) 13만5300㎡에 MRO단지를 조성키로 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이 사업 참여를 철회하면서 2017년 8월, 사업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경자청은 에어로폴리스 1지구 조성공사를 지속하다 같은 해 11월 충북도의회의 요구로 중단했다.

경자청은 “2009년 국토부가 청주공항을 MRO시범단지로 지정해 MRO사업을 추진했고, MRO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부지 개발이 필요했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경자청이 유치를 추진한 여러 항공 기업 중 하나일 뿐, 아시아나항공만을 대상으로 했던 사업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지를 조성하지 않았다면 아시아나항공 외 다른 MRO 기업이 MRO단지에 입지하고자할 때 적기에 부지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2010년 2월, 이명박 대통령은 청주공항을 방문해 청주공항 MRO를 약속했다.

일단은 경자청을 앞세워 해명과 반박에 나섰지만 이시종 지사의 3선 도전이 유력한 상황에서 MRO문제는 충북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이 공격하고 여당 지사가 방어하는 형국일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청주공항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던 MRO사업이 구(舊) 여권의 농단에 의해 차질을 빚었고 그 중심에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준표 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충북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종대(비례) 정의당 의원은 이와 관련한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은 2017년 12월 초, 세종경제뉴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청주공항 MRO 재유치에 대해서 역설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가 청주공항으로 오기로 돼있던 MRO를 무산시킨 만큼 되가져올 때가 됐다는 것이다.

김종대 의원은 당시 “항공정비기지의 최적지는 청주공항 일원이다. 전 정권의 적폐에 의해 변경된 만큼 최적의 부지인 청주공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MRO문제가 불거지지 않기를 바랐던 이시종 지사도 어차피 일이 벌어진 이상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

KAI, 하성용 그리고 홍준표 전 경남지사


국토교통부는 2009년 12월 청주국제공항을 항공정비시범단지로 단독 지정했고 2010년 2월, 청주국제공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청주공항 MRO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2013년 2월, 청주공항 MRO단지가 충북경제자유구역에 지정되면서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다.

2013년 5월, 충북도의 파트너였던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 하성용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홍준표 경남지사와 돈독한 사이라는 소문이 돌던 2014년 12월, 결국 KAI는 경남도와 MOU를 체결했다.

닭 쫓던 개가 된 충북도는 자체항공정비 수요가 큰 아시아나항공으로 눈을 돌렸으나,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던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8월26일, 정식공문을 통해 사업포기를 알려왔다.

2017년 9월23일, 각종 비리혐의로 구속된 하성용 전 KAI 대표는 자본시장법 및 상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기·배임, 업무방해, 뇌물공여,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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