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린 날 눈물 나게 시원한 북어탕 뚝배기
속 쓰린 날 눈물 나게 시원한 북어탕 뚝배기
  • 권영진
  • 승인 2018.01.06 0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북어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오는 청주 ‘가마육교가든’

<해피진의 꺼리>

청주에서 17번 국도를 이용하여 신탄진 방면으로 가다가 가마교차로를 지나면서 우측에 ‘가마육교가든’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언뜻 보면 고기나 백숙 종류를 팔 것 같은 분위기 인데 이집의 대표메뉴는 북어탕이다.

대표메뉴라기보다는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라고 하는 게 맞을 듯싶다. 물론 전골도 판매하고 닭볶음탕, 삼계탕 같은 메뉴도 있다. 한가한 주말 낮에 요즘 가장 가깝게 지내는 지인 가족과 함께 찾았다.

북어는 예전에 ‘코다리맛집’ 칼럼에도 썼듯이 불리는 이름도 많고 건조 방식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생물을 명태라 하고 새끼를 코다리,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 노랗게 말린 것을 ‘황태’, 구덕하게 말린 것을 ‘코다리’, 하얗게 말리면 ‘백태’, 검게 말리면 ‘흑태’, 딱딱하게 마른 건 ‘깡태’라고 부른다. 요즘 맥주 집에서 안주로 인기가 좋은 먹태는 흑태를 말하는데 뜻과는 조금 다르게 먹기 좋게 찢어서 바삭하게 구워낸 북어를 칭하는 말이다.

한때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북어대가리 이야기가 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로 함께 이사 온 퍼스트도그 마루에게 요리하고 남은 북어대가리를 줬다는 소식에 다들 북어대가리의 효능에 대해 검색하면서 순위에 오른 것이다. 북어대가리를 고아먹으면 허한 속을 보양하고 속을 편하게 한다는 민간요법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몸에 좋은 북어는 고단백, 저열량, 저지방 식품으로 간에 좋은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숙취에도 좋은 음식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가마육교가든’ 북어탕은 갖은 해산물과 비법소스로 육수를 만들고 북어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뚝배기에 끓여낸다. 노가리처럼 작은 북어도 아니고 제법 굵직한 북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어 보기에도 많이 먹음직스럽다.

‘가마육교가든’의 북어탕은 청주에 사는 애주가들 사이에서 해장국 맛집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나도 처음 방문한 것이 20년쯤 되었으니 그동안 함께 간 지인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이 차려지는데 북어조림, 버섯구이, 더덕구이, 부추무침, 김치 등 사철 같은 메뉴가 상위에 오른다. 반찬의 맛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다시 달라고 하기가 미안한 맘이 들 정도로 고급스러운 맛이다. 그렇게 밑반찬이 차려지고 5분여 남짓 담소를 나누다보면 푸짐한 북어탕 뚝배기가 내어진다. 요즘은 다들 SNS를 하나씩은 하다 보니 북어한마리가 가득한 뚝배기를 보게 되면 사진 한 컷 이상 남기는 게 이 집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첫 숟가락에 국물을 떠 입속에 넣는 순간 “어우~”라는 감탄사와 함께 시원하고 담백하고 칼칼한 국물이 목젖을 타고 지난밤 마신 술에 찌든 속을 달래준다. 북어탕 한 그릇은 7000원이다. 마지못해 먹는 해장국이나 백반하고는 오감으로 느끼는 맛이 다르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소위 본전 생각이 나지 않는 법이다. 오래된 음식점인데도 청결과 친절은 기본이다. 지인과 가족과 함께 방문한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맛집이다.

■가마육교가든: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청남로 1771-11 ☏043-291-7585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