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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참사 수사 여탕에 ‘집중’사망자 29명 중 20명 2층서 숨져…상황전파 안 된 듯
6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참사와 관련해 제천체육관 유가족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유족들이 소방합동조사단 변수남 단장으로부터 조사 결과를 브리핑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의 초점을 생존자 구조 ‘골든타임’에 맞추고 있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제천소방서의 초기 대응과 현장 상황 판단의 적절성, 늑장 구조 논란 등 소방당국에 과실이 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다수의 희생자가 나온 2층 여성 목욕탕 인명구조에 일찍 나서지 않은 이유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9소방상황실이나 화재현장 지휘자가 여탕의 위급 상황을 신속하게 확인해 전파하고,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 활동에 전력을 다했는지가 이번 화재 참사 수사의 핵심이다. 다수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도 인명구조에 주의의무를 게을리 했다면 과실 여부에 따라 업무상과 실치사상이나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제천소방서와 소방청합동조사단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21일 오후 3시53분 화재 신고가 최초 접수된 뒤 119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다. 충북119소방상황실에서 제천소방서 화재지휘 조사팀장을 비롯해 현장대원들에게 2층 목욕탕에 다수의 요구조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린 건 4시4분과 6분 두 차례다.

상황실이 무전 교신이 되지 않자 공용휴대전화를 이용해 상황을 전파한 건데 불이 난지 이미 13분이 지나 화염이 건물 전체로 번진 뒤였다. 골든타임은 이렇게 지나갔고, 2층 여탕에서만 18명이 숨지는 등 20명이 희생됐다.

제천소방서는 6일 기자회견에서 “선발대 13명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에 주차된 16대의 차량에 불이 붙어 맹렬하게 화염을 내뿜고 다량의 유독가스가 분출되고 있었다”며 “3층 창문에 한 명이 매달려 구조를 요청하고, LPG탱크가 화염에 노출돼 폭발방지를 위해 먼저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화재 당시 생존자 한 명을 먼저 구하고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등 초기 현장대응 활동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족들은 “소방 당국의 상황전파 등 초기대응 부실과 늑장 구조가 인명 피해를 키웠다”며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희생자 유족이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화재 신고 뒤 3분이 지난 3시56분 자신의 위치를 ‘사우나’라고 밝힌 신고자는 “불이 크게 났다, 검은 연기가 엄청 많이 난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한다.

오후 3시 59분 희생자로 추정되는 신고자도 “2층 사우나…사우나, 빨리 와, 다 죽어, 숨 못 쉬어, 창문 열어, 대피할 데가 없어”라며 구조를 간절히 요청한다.

하지만 119상황실 근무자는 “구조대원들이 지금 올라가고 있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답변한다. 2층 희생자들은 구조대가 올라갔다는 말을 믿고 기다리다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

고드름 제거를 위해 출동했던 제천구조대(4명)가 화재 현장에 도착한 건 4시6분이다. 이미 2층에 다수의 생존자가 있다는 상황이 전파돼 위급 상황임을 인지했지만, 진입을 시도한 건 건물 3층에 있던 생존자 한명을 구조하고 난 4시15분이었다.

현장에서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를 총괄 지휘해야하는 제천소방서장은 12분쯤 현장에 도착해 위급상황을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 3명이 사다리를 놓고 2층 목욕탕 외벽 유리를 깨고 진입을 시도한 건 4시 38분이었다. 지시 명령은 33분께 이뤄졌고, 화재 발생 45분이 지나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인 뒤였다.

변수남 소방청 합동조사단장은 “충북 119상황실이 오후 4시 4분과 6분 제천화재조사관에게 공용휴대전화 2대로 2층에 다수의 요구조자가 있다는 사실을 전파해 화재지휘조사팀장를 비롯해 모든 현장 대원에 대한 정보수신이 이뤄졌다”며 “지휘조사팀장이 이 상황을 현장에서 보고했고, 상황실과 전화 통화한 사실도 녹취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재 상황을 전달받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장대원에게 신속히 상황을 전파해야 했는데, 무선통신이 아닌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현장에서 정보 공유가 조금 제한적이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소방상황실이 2층 여탕의 긴박함을 인지한 뒤 휴대전화로 현장 지휘부에 수차례 알렸지만, 상황을 전달 받은 현장 지휘부가 판단을 잘못해 인명구조 골든타임을 놓쳤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뉴시스  gaja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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