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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안도현 시인 ’사돈 된다‘충북대 교수 지낸 이 시인, 안 시인과 심사위원-학생 40년 인연
이동순, 1980년대 김지하 시인과 벌인 8시간 유행가 대결 ‘회자’
사돈이 되는 이동순(왼쪽) 시인과 안도현 시인.

1980년대 충북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이동순(현 영남대 명예교수) 시인의 장남 이응 씨와 안도현(우석대 교수) 시인의 장녀 안유경 씨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동순 시인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이버 청첩장을 올렸다. 두 시인의 자녀는 2월3일 오후 1시30분, 전북 전주시 전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신랑 신부의 인연은 아버지들의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 안도현 시인이 대구 대건고 재학 당시, ‘경주신라문화제 전국고교백일장’에 시를 출품했을 때 이동순 시인은 심사위원장이었다. 백일장이 끝난 뒤에도 시평을 부탁하면서 가까워졌다.

두 시인은 모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인연도 있다. 이동순 시인은 1973년 ‘마왕의 잠’으로, 안 시인은 1984년 ‘서울로 가는 전봉준’으로 당선됐다. 당선될 당시의 나이도 모두 23세였다.

안도현 시인의 딸 유경 씨와 이동순 시인의 아들 응 씨. 사진=이동순 페이스북

둘 사이에는 또 ‘백석’이라는 교집합이 있다. 이 시인은 1987년 <백석시전집>을 냈고, 안 시인은 2014년 <백석 평전>을 펴냈다. 안 시인은 평전을 준비하면서 이 시인에게 감수를 요청했다. 평전 출간을 계기로 북콘서트도 함께했다. 두 시인의 의기투합이 자녀의 백년가약으로 이어진 셈이다.

충북대 교수를 지낸 이동순 시인은 재직 시절 수많은 일화를 남겼다. 그중에 하나가 서슬 퍼런 1980년대, 김지하 시인과 벌인 유행가 대결이다. 두 사람은 당시 전채린(작고) 충북대 불문과 교수의 집에서 만났다.

이동순 시인은 유행가의 대가이기도 하다. 사진=이동순 페이스북

소설가 김성동, 윤구병(현 변산공동체 대표) 충북대 철학과 교수 등 쟁쟁한 심판들을 불러놓고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노래 대결을 펼쳤는데 실력대결이 아니라 외워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얼마나 많은지를 겨뤘다. 결과는 이 시인의 승리. 이 시인은 2007년 한국가요사를 정리한 <번지 없는 주막>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충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류정환 시인은 “이동순 교수는 충북대에 국문학과가 개설될 때부터 계시다가 1989년 영남대로 가신 것으로 안다. 그때 대구까지 이삿짐 나르는 걸 도와드렸다. 80년대 시국선언에도 참여하셨지만 조용한 성품이셨다. 유행가에 취미가 있으셨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고 회상했다.  

안도현 시인은 시집과 시선집, 산문, 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100여권의 저서를 냈으며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이수문학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동순 시인은 시와 평론 분야에서 활약하며 김삿갓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재표 기자  gaja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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