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選, 시종일관의 어려움이여
三選, 시종일관의 어려움이여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1.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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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이 유력시 되는 이시종 충북지사.

‘삼세번’은 국어사전에도 등록된 단어다. 명사로서 ‘삼세번’은 ‘더도 없이 덜도 없이 꼭 세 번’이라는 뜻이다. 숫자 삼은 ‘삼칠일’ ‘만세삼창’ ‘삼합’ 등의 단어에서 드러나듯이 무언가가 완성되는 과정이나 이미 완벽한 상태를 뜻한다.

도지사, 시장·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있어서도 삼은 완성이나 완벽을 뜻하는 숫자다. 그 경지가 바로 ‘삼선(三選)’이다. 대통령은 단임으로 끝나는 반면에 국회의원, 광역·기초의원은 얼마든지 다선에 도전할 수 있지만 지자체장은 딱 삼선(이하 3선)이 마지노선이다.

그런데 세 번째 도전의 무게감은 세 번의 도전을 N분의 1로 균등 분할한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3선은 등정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처녀봉과 같다. 3선 뒤에 고지(高地)라는 단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3선 고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4년씩 세 번, 임기를 12년 동안이나 보장한다는 것의 특별함에서 비롯된다. 물론 선거라는 관문을 통과했다고 하지만 12년 동안 같은 도지사나 시장·군수를 수장으로 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어야 정상이다. 직접 비교할 대상은 아니지만 관선시절에는 1,2년 임기가 대부분이었고 문책성으로 6개월짜리 시장·군수도 종종 있었다.

일단 위정자들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후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날 줄 아는 미덕을 갖춰야 한다. 공천을 하는 정당도 장강의 물이 앞 물을 밀 듯, 정치신인들이 세대교체를 할 수 있도록 평평한 경기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은 낯섦보다 익숙함을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표를 던지기보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인물에 표를 줘야 한다. 물론 재선, 3선에 도전하는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신인다운 참신함을 잃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럴 경우 행정의 영속성 측면에서도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단체장은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해 정상혁 보은군수, 김영만 옥천군수, 이필용 음성군수, 홍성열 증평군수 등 다섯 명이다. 이들은 현역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출마선언을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다들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95년 단체장 선거가 부활된 이후 충북에서 3선에 도전했던 단체장 후보는 그동안 열여섯 명이었다. 이 가운데 3선 고지에 오른 인물은 1995-1998-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당시 이시종 충주시장과 유봉열 옥천군수, 2006-2010-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당시 유영훈 진천군수와 임각수 괴산군수 등 네 명뿐이었다.

2014년에 당선된 두 군수는 현직 임기 중에 있어야함에도 모두 전직 군수가 됐다. 유영훈 전 군수는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돼 직을 잃었다. 전국 유일의 무소속 3선의 진기록을 세운 임각수 전 군수는 2016년 11월, 뇌물을 수수하고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확정돼 영어의 몸이 됐다.

현직 지사로 3선에 도전하는 이시종 전 3선 충주시장은 12년 임기 중 10년만 채우고 총선에 도전해 국회의원이 됐다. 결국 3선 네 사람 중 12년 임기를 마친 이는 유봉열 전 옥천군수뿐이다. 이시종 지사의 3선 도전은 이래저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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