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과 떠나는 추억의 음악 여행
커피 한 잔과 떠나는 추억의 음악 여행
  • 권영진
  • 승인 2018.02.02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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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000장 LP를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LP카페 ‘봄비’

<해피진의 꺼리>

1980년대 가장 인기 있었던 가요 앨범은 무엇이었을까? 10대였던 나는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며 뜻 모를 가사를 흥얼거리곤 했다. 그 시절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었던 사람들은 전축이라는 기계를 들여와 LP판을 틀어놓고 음악을 듣곤 했는데, 그 조차도 말로만 들었을 뿐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당시 집에서 가까운 읍내에 규모가 큰 레코드 가게가 있었는데, 가수들 사진이 들어간 브로마이드를 가장 많이 구매했고 그 다음으로는 원하는 곡을 녹음한 믹스테이프, 용돈을 좀 받는 친구들은 정품 인증로고가 찍혀있는 가수 개인앨범 테이프, 그 다음이 비싼 LP판 순으로 구매했다.

LP판은 두꺼운 종이로 패키지가 되어있는데 앞면에는 가수 사진이 실렸고 뒷면에는 곡이 게재되어있었다. 당시에도 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기억하는데, 평범한 학생의 입장에서는 쉽게 구매 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 후 시간이 지나 필자가 20대가 되었을 때는 생일 선물이나 기념일 선물로 LP가 인기가 있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주 오래전 음악에 조예가 있으신 분을 통해 천만 원이 넘는 오디오를 구경한 적이 있는데, 사람 키만한 스피커가 좌우로 있었고 중앙에는 금장을 두른 턴테이블이 위치해 있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그때 당시 처음으로 LP를 구경한 것 같다. 턴테이블에 LP반을 올려놓자 미끄러지듯 돌아가면서 감미로운 음악이 내 귀를 적셨다.

지금은 신판 생산이 중단되어 중고로 구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중고를 구입하는 요령이 있다고 한다. LP반의 상태를 보는 것인데 표면에 스크래치가 있나 없나 유심히 보고 오래된 반인지 아닌지 라벨이나 패키지 상태를 보고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LP를 틀어서 소리를 듣는 것이다.

청주에도 LP음반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LP카페는 들어서면 감미로운 선율의 향기가 귓전을 감싼다. 내 귀도 그리 섬세한 귀는 아니기에 정확한 소리를 찾아내지는 못하지만 들어보면 달콤한지 아닌지는 구분할 수 있다. 오늘 필자가 소개할 곳은 LP뮤직 전문카페 ‘봄비’다. 청주에서 청남대, 문의 방면으로 가다가 청원생명 딸기밭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LP뮤직카페 ‘봄비’는 말 그대로 LP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카페다. LP음반이 무려 1만2000장이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희귀음반도 있다고 한다. 카페에 들어서면 첫눈에 들어오는 게 수많은 LP음반들이다. 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커피를 마시며 지그시 눈을 감으면 그 시절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테이블위에 놓인 메모장에 추억 속에 있는 음악을 신청하면 바로 감상할 수 도 있다.

이제 곧 봄비가 내릴 것이다. LP뮤직카페 ‘봄비’에 가서 70년대 최고의 히트 곡이었던 ‘봄비’를 들으며 오늘 이 시간 아쉬움을 달래며 창밖에 내리는 봄비를 느낄 것이다.

■ 봄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남계1길 10, 전화: 043-297-3332, 010-4580-4565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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