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개통 8년째, 겨울이면 물새는 오송역
[3보]개통 8년째, 겨울이면 물새는 오송역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8.03.06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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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인한 배관 파열, 얼음이나 눈이 녹아 문제 발생...피해 이용객 떠안아
하자 보수 후 비가 실제로 와봐야 시공 제대로 이뤄졌는지 아닌지 파악 가능
사진=독자 제공

국내 유일 고속철도 분기역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만 2만명을 돌파한 KTX오송역이 개통 8년차를 맞고 있지만 매년 겨울이면 역사에 물이 새는 현상이 반복돼 피해는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 안고 있다.

지난 4일 청주시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20mm안팎의 비에 오송역은 연례행사처럼 건물 곳곳에서 빗물이 새 직원들이 양동이와 쓰레기통, 스티로폼 박스 등을 이용해 빗물을 받아내기에 급급했다.

역사 내부는 새는 빗물을 받기 위해 놓아둔 물건들로 어수선했고, 심지어 승객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까지 작동이 중지돼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11월 KTX오송역이 문을 연 지 보름도 안 돼 고작 7mm의 비에 건물 곳곳에서 빗물이 새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당시도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차단되는 등 소동이 빚어지면서 부실공사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에도 매해 겨울이면 이 같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특히 겨울이면 한파로 배관이 터지거나 지붕 위 배관 속 얼음이 녹으면서 역사 안팎에 `소나기'처럼 물이 쏟아져 내렸다. 또한 제대로된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당시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관계자들은 “철도시설관리공단은 현장에 나와 원인을 파악하고 시공업체에 하자 보수를 요청했다”며 “빠른 시일 내 하자보수를 완료해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이번 4일, 오송역 역사에 빗물이 샜을 때도 오송역 유지보수 및 관리 책임이 있는 코레일 오송역 관계자는 문제의 원인을 수 시간이 지난 후에도 파악하지 못했고, 오히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물어보라며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에 역시도 이번 누수 문제에 전혀 알지 못했고, 세종경제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오송역 현장을 방문한 뒤 본보로 해명 전화를 걸어왔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전화를 받고 오송역을 찾아 현장을 방문해보니 지난해 12월에 누수가 발생했던 부분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문제 발생 시 보수 작업을 진행했고 지금도 하자 보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가 완료됐는지는 우선 육안으로 밖에 확인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일부러 물을 뿌릴 수도 없어 보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위해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송역 유지보수 및 하자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코레일 측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긴밀히 협조해 이번에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재조사해 다시 하자 보수를 진행하겠다”며 “3월 초까지 보수를 완료한다 해도 또 다시 비가 와봐야 보수 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파악할 수 있어 완료 날짜를 정확히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시민의 혈세 1900억원이 투입돼 지어진 KTX오송역. 애초 부실시공과 늑장보수 그리고 문제가 터진 후에야 원인을 알 수 있다는 관리 기관의 대응방식. 이번 보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한 번 새는 빗물에 피해를 봐야 하는 이용객들과 지역민들의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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