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과 도가니의 환상적인 만남
닭발과 도가니의 환상적인 만남
  • 권영진
  • 승인 2018.03.10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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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겐 듬뿍, 맛도 입안 가득…청주 곰사장네 닭발

<해피진의 꺼리>

옛말에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놓기’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옳지 못한 일을 저질러 놓고 엉뚱한 수작으로 속여 넘기려는 뜻으로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액션을 뜻한다. 닭발하면 오리발이 생각나 그냥 웃자고 이야기 해보았다. 공장에서 닭을 도축하면 닭발과 내장을 따로 분리하여 출하를 한다. 요즘은 치킨 판매점에서도 닭발을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부분 닭발요리 전문점에서 판매한다.

닭발은 닭의 발목 아래 부분으로 발톱을 제거한 닭의 발이다. 닭발은 근육의 양이 적고 뼈와 껍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껍질에는 콜라겐이나 엘라스틴과 같은 단백질이 많아 요리를 하면 쫀득하게 씹힌다. 또한 닭발의 힘줄과 껍질은 글리신과 당단백질이 주요 성분으로 연골 부위에는 콘드로이친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닭발은 예전부터 퇴행성관절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껍질의 콜라겐은 피부미용과 혈압강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DHA, EPA 등은 두뇌계발과 성장발육에 좋고, 키틴과 키토산은 지혈작용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몸에 좋은 닭발이지만 부산물이기 때문에 철저한 세척과 위생적인 조리과정이 필요하다. 닭발의 생김새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뼈를 제거한 무뼈 닭발이나 편육으로 먹으면 생김새로 인한 거부감이 덜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맛집은 청주시 율량동에 위치한 ‘곰사장네 닭발’ 이다. 청주에는 유명한 닭발요리 전문점이 많이 있다. 저마다 특색 있게 요리를 하지만 곰사장네 닭발은 정말 특이하다. 닭발과 도가니뼈의 만남이다.

도가니뼈는 소의 무릎뼈로 무릎에 붙은 살덩이가 도가니 살이고 뼈도가니는 무릎뼈이다. 하얗고 단단하게 된 깨끗한 뼈로 연골과 질긴 고기가 붙어 있어 곰 국 끓이는데 주로 사용한다. 도가니 뼈에는 젤라틴이 풍부하고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칼슘, 철분, 황, 마그네슘, 칼륨등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피부 미용에도 좋은 음식이다. 도가니를 잘라놓으면 곰의 형상과 비슷하게 생겼다 해서 쥔장은 이 요리를 ‘곰닭발’ 이라고 했다고 한다.

‘곰사장네 닭발’의 쥔장은 오랫동안 곰탕집을 운영하던 사람이다. 여느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위치와 여건 때문에 곰탕집을 접고 얼마 전 닭발전문점을 오픈했다. 곰탕집을 운영했던 노하우로 닭발요리에 곰탕을 접목시켰다.

다른 식당은 육수를 만들어 국물로 사용하지만 곰사장네 닭발은 곰국으로 닭발 국물을 만든다. 곰국은 24시간 삶아서 4번을 우려내고 우려낸 국물은 채로 걸러낸 후 다시 끓인다. 진국으로 닭발 국물을 만들고 닭발과 함께 정성들여 삶아낸 도가니 뼈를 올린다.

높은 임금과 저마진으로 쥔장 혼자서 요리를 만들고 서빙을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다려야 맛을 볼 수 있다. 요즘처럼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한번쯤은 천천히 쉬었다 가도 좋지‘ 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도 좋을법하다.

곰사장네 닭발의 또 다른 메뉴는 최근에 개발한 닭발 편육이다. 닭발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어 냉동을 하거나 잘못 냉장을 하게 되면 잡냄새가 나는데 이집의 편육은 두툼하고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냄새가 없어 인기가 좋다. 도가니와 닭발의 환상 조합인 곰닭발은 25000원이고 국물닭발은 15000원, 편육은 10000원이다.

■곰사장네닭발: 충북 청주시 청원구 사뜸로61번길 32, 전화문의:043-252-0501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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