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넓은 문화콘텐츠
넓고 넓은 문화콘텐츠
  • 김동현 (주)바론 대표
  • 승인 2018.03.2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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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을 테마로 만든 무용.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 인기였다. 토요일 저녁 8시에 참석한 행사에서 높은 시청률을 체감했다. 40대 여성이 주 대상인 행사여서 예상 인원을 훨씬 밑돌았고 모두 드라마를 첫째 이유로 꼽았다. 담당자의 마음이야 어찌됐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을 포함해 누구나 고전이라고 인정한다. 반면 종영 후 금 새 기억에서 사라지는 드라마를 고전만큼 가치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컴퓨터 게임, 애니메이션 등은 문화가 될 수 없다는 생각과 비슷하다. 이런 생각은 19세기 말부터 대중문화와 엘리트문화를 나누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에는 대중의 문화는 정치적 무질서의 징후정도로 생각했고 20세기 후반까지도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도 순수 예술과 인문학만을 문화로 간주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대중문화를 깊이 없는 겉핥기 놀이로 평가하던 이런 잦대가 문화콘텐츠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나 기업에서 경제와 연결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도 있고 문화콘텐츠로 지칭되는 것들은 내용면에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허구(fiction)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라고 한다. 매 순간이 의미 있는 무언가로 꽉 채워지면 좋겠지만 우리 모두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 문화콘텐츠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소비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 생활과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존 피스크’는 이를 유관성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이런 유관성을 띈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멀리 갈 것 없이 얼마 전 평창 올림픽과 페럴림픽의 개폐회식 행사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텔레비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 세계의 25억 인구가 서로를 알리고 이해할 수 있었다. 문화콘텐츠의 힘을 보여주는 예는 이 외에도 많다.

철학자 ‘벤야민’이 일간 신문에 독자 투고란이 개설된 것을 보고 필자와 독자의 구분이 없어진 것을 깨달았듯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차이가 없어진 것을 이해하고 문화콘텐츠라는 말에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이다.

고전에 비해 문화콘텐츠를 찰나적인 것으로 혹은 가벼운 놀이와 표면적 유희에 닿아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에 기인한 부정적 인식은 “진지함은 놀이를 전혀 허용하지 않지만, 반면 놀이는 진지함을 아주 적절히 포괄할 수 있기 때문에 놀이가 우위에 있다”고 말한 ‘호이징하’의 말처럼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문화콘텐츠를 진지한 대상으로 간주하는 징후이며, 우리의 문화, 사회, 경제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앞으로 창업가들이 문화콘텐츠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다.

얼마 전 지인이 문화콘텐츠 분야로 창업을 했는데 스토리창작 분야다. 내용을 알아갈수록 지식, 정보 서비스와 관련된 대부분의 분야가 연결돼 있었다. 2001년 한국 문화 콘텐츠 진흥원이 설립돼 이미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앞으로 신기술과 접목해 더 빨리, 더 크게 발전할 분야이다. 지금 종사하고 있는 분야가 어디든 한번은 자세히 알아봐야 하는 분야임이 확실하다. 만약 문화콘텐츠와 연결할 수 있는 분야라면 서둘러야겠다.

충북대학교 학연산공동기술연구원 542호에 위치한 (주)바론의 대표이사이다. 자체개발한 웨어러블기반 직무적성분석시스템과 창업역량검사를 토대로 초중고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과 상담까지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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