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말돌솥밥 한 입에, 봄바다 향기 ‘가득’
보말돌솥밥 한 입에, 봄바다 향기 ‘가득’
  • 권영진
  • 승인 2018.04.0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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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건강한 밥상, 청주시 오창읍 ‘들꽃이야기’

바람이 머물다간 빈자리에 소담히 피어나는 들꽃을 본적이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식물들은 자라기 힘들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 노지의 감귤나무가 크지 못하는 것이 바람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바람을 피하기 위해 돌담을 쌓고 귤 농사를 한다고 한다.

그런 강한 바람을 온전히 맞으며 홀로 피어나는 한국의 들꽃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흔히 들꽃이라고 하면 야생화를 일컫는다. 한국의 야생화는 종류만 해도 2000여종이 넘는다.

야생화 중 가장 대표적인 하나는 너도바람꽃 이다. 겨우내 눈 속에 묻혀있다 봄의 기운과 함께 고개를 내미는 너도바람꽃은 3월 초 눈이 녹으며 봄볕이 들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약 10cm정도의 크기로 5개의 하얀잎과 꽃술이 있는 야생화로 생김새가 앙증맞고 고와서 봄이 오면 사진 좀 찍는 사람들이면 한번 씩 담아보는 꽃이다.

서두에 들꽃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오늘 소개할 곳이 ‘들꽃이야기’라고 하는 밥집이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한 ‘들꽃이야기’는 친환경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들꽃과 같은 건강식을 제공하는 밥집으로 신선한 야채와 함께 돌솥비빔밥, 회덮밥을 판매한다. 돌솥비빔밥은 계절식 메뉴로 겨울철 꼬막과 보말을 이용한 영양식을 제공한다. 특히 제주에서 직접 공수한 자연산 보말은 계절식 돌솥비빔밥 중에 가장 인기가 좋다.

보말은 바다고동을 일컫는 제주 사투리로 껍데기가 두껍고 연안 바위 등에 서식하는 어패류이다. 빈혈에 좋고, 피부미용과 위장병에도 좋다. 또한 저칼로리 음식으로 다이어트에 좋으며 신경전달 및 근육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어 부정맥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골다공증 예방, 탈모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보말돌솥밥은 보말과 함께 밥을 지어 돌솥에 넣고, 위에 신선한 야채를 수북이 올린다. 이것들에 간장양념을 얹어 비벼서 먹는데 봄 바다 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지면서 잠시 동안 상상 속 제주바다로 여행을 떠나게 해준다.

지인과 함께 주문한 황태돌솔밥은 잘게 찢은 황태에 밑간을 하여 밥을 짓고 그 위에 야채를 수북하게 얹어서 나오는데 양념장을 곁들여 비벼 먹으면 된다. 황태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자세히 소개를 하지는 않겠지만 향이 좋고 건강에 충분히 이로운 음식이다. 황태는 주로 해장용으로 국이나 탕을 끓여 먹는데 색다르게 돌솥비빔밥에 넣어 야채와 함께 비벼먹으니 담백하고 향이 좋아 맛이 일품이다.

들꽃이야기 밥집 벽면에 이런 글귀가 걸려있다.

‘밥을 먹는 사람에게- 천천히 씹어서 공손이 삼키시오. 봄에서 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을 비바람 땡볕으로 익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버리면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소? 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건 사람이 아닌 게요. 하늘을 모시듯 밥을 먹으시오. 햇빛과 물과 바람 농부까지 그 많은 생명이 신령하게 깃들어 있는 밥인데 그렇게 남기고 버려 버리면 생명을 버리는 것이라오. 사람이 밥을 소중히 대하는 것이 잘사는 것이니- 들꽃이야기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밥을 짓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밥알을 씹으며 쥔장의 마음과 감미로운 향기를 느껴보면 내 몸은 자연스럽게 건강해짐과 동시에 먹는 즐거움에 취해 있을 것이다. 보말돌솥밥은 1만5000원이고 황태돌솥밥은 1만원이다. 그 외에도 연잎돌솥밥, 더덕돌솥밥, 회덥밥 등도 맛있는 메뉴다.

■들꽃이야기: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과학산업2로 363, 전화문의: 043-217-6155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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