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할 일 많으니 기부도 늘어나네요”
“감사할 일 많으니 기부도 늘어나네요”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4.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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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스 충북지구 총재 맡는 안형모 ㈜해성약품 대표
1997년, 40년 만의 귀향…30억 매출, 850억원으로 늘려
2018~2019 라이온스 356D(충북) 지구 총재를 맡게 된 안형모 (주)해성약품 대표이사. 사진=박상철 기자.

“율량동에 본사가 있을 때 동네 주민들에게 송구스러움을 느껴서 해마다 5월에 경로잔치를 벌였는데 오창으로 이사할 때까지 10년을 넘겨했지요. 우리 회사에 차가 조금 많거든요. 직원들 차에, 배송차량에….”

봉사의 시작은 ‘감은(感恩)’이었다. 안형모 해성약품(주) 대표이사는 태어나서 다섯 살까지 살았던 고향 청주로 2000년에 돌아왔다. 그의 나이 마흔다섯 살 때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10년간 제약회사에 다니다가 의약품도매유통업을 시작한지 9년 만이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부산에서도 사업을 해봤는데 두 지역 모두 지정학적으로 극과 극이었다. 청주로 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율량동 KT충북본부 인근에 100평짜리 점포에서 시작했다가 청주여고 인근에 2층 사옥을 지었고, 2015년에는 청원구 오창읍 능소길 현 사옥으로 옮겼으니 말이다. 현 사옥은 1500평의 대지에 건물 2개 동의 건평도 1000평에 이른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농소길에 있는 해성약품(주), (주)진선메디칼 본사. 사진=해성약품

오창 사옥은 중부고속도로 오창나들목에서 직선거리로 100m 이내에 있다. 오창에 온 뒤로 서울에 두었던 출장소를 없앴다. 그만큼 전국 어디로든 사통팔달이다.

청주 첫 해, 30억원으로 시작한 연매출도 급상승해서 2012년 600억원을 넘었고, 2018년에는 8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사업의 영역도 의료소모품과 의료장비 유통까지 확장해서 2008년에 자회사 ㈜진선메디칼을 설립했다. 대전 진선메디칼까지 모두 세 개 법인에 80명에 가까운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거래처만도 3000군데가 넘는다.

“요양기관이나 병·의원, 약국은 물론이고 논산훈련소 의무대도 거래처가 될 수 있어요. 제약회사가 직접 영업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 같은 도매유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충북대병원만 하더라도 1000가지 넘는 약품이 들어가거든요. 일일이 제약회사로 주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영업사원 시절부터 안 대표의 몸에 밴 신용과 성실이 회사전체의 기풍이 됐다. 그것이 해성약품의 경쟁력이다.

“충북에만 의약품유통회사가 30군데입니다. 충청권 전체 토종업체 중에서는 우리 회사가 탑(Top)이에요. 전국 2000개 회사 중에서는 60위 정도고요. 전국 유통망을 가진 대형회사들은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정도니까요.”

청주로 와서 지금까지 감사할 일이 많았다. 지역사회를 향한 기부도 따라서 늘었다. 2008년 충북인재양성재단 설립초기부터 해마다 500만원씩 기부한 것이 누적 5000만원이 됐다.

한 해가 저물 무렵에는 연탄 1만장과 각종 생활필수품을 들고 홑몸노인들이나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찾는다. 2017년에도 연탄 나눔을 하는 (사)징검다리를 통해 성금 700만원을 기부하고, 해성약품 임직원들이 열다섯 가구에 직접 연탄을 배달했다. 여기에 쌀 300kg과 라면 30박스를 준비해 각 가정마다 전달했다. 해성약품은 매년 5000만원 정도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혼자 하는 봉사 한계 느껴 라이온스 선택

연탄나눔 봉사활동을 벌이는 해성약품, 진선메디칼 임직원. 사진=해성약품

“사실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닙니다. 영업에 적합한 스타일이 아니라는 거죠. 필요하니까 해낸 겁니다. 봉사도 소문 내지 않고 조용히 하고 싶었어요. 받는 사람도 기뻐할 일이지만 도와주는 것 자체에서 희열을 느끼니까요. 단체에 소속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는데, ‘혼자 하는 봉사는 한계가 있다’고 주변에서 권유해서 라이온스를 시작하게 된 겁니다.”

안형모 대표는 2018년 3월17일, 진천군 근로복지공단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협회 356-D(충북)지구 대의원총회에서 지구 총재로 뽑혔다. 안형모 총재의 임기는 2018년 7월에 시작돼 2019년 6월에 끝난다. 부총재에는 김완호(동청주) 씨가, 감사에는 송종기(제천 중앙)·박순무(진천 이월) 씨가 각각 선출됐다.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설된 국제라이온스협회는 213개 나라에 진출한 국제적인 조직이다. 우리나라에는 354·355·356복합지구 안에 모두 스물한 개 지구가 있다. 충북은 356지구 소속이다. 국내 회원은 8만명, 충북은 약 4000명의 회원이 있다.

안형모 대표는 혼자서 해왔던 봉사도 즐겁고 보람이 있었지만 라이온스 활동을 통해 함께하는 봉사의 위력을 느꼈다.

안형모 (주)해성약품 대표이사. 사진=박상철 기자

“혼자 하는 봉사는 규모도, 대상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017년 청주 수해 때는 목련공원 쪽에 수해로 무너진 집을 고쳐주고, 새로 지어주기까지 했습니다. 개인으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죠. 서울이 주축인 354지구 등 타 복합지구에서 5000만원 가까운 성금이 들어왔어요. 라이온스 국제재단에서도 10만 달러를 보내왔습니다. 우리도 포항지진 때 1300만원을 전달했고요.”

국제적인 재난상황에서 라이온스의 활약은 돋보였다. 라이온스 국제재단이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때 300만 달러, 2010년 아이티 지진 때는 610만 달러, 2018년 일본 쓰나미 때는 1800만 달러를 지원한 것이 그 예다. 임시주택이나 텐트, 건설장비도 재난현장에 출동했다.

안형모 총재는 회원 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소통하는 총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봉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단합이 중요합니다. 겸손함으로 회원들과 소통하며 신뢰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겠습니다. 단위 클럽 중심의 봉사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회원 중심으로 클럽을 운영해서 회원과 클럽이 봉사의 주체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재풍 연합회장은 2016년 6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99회 국제회의에서 ‘국제이사’에 당선됐다. 사진=유재풍 페이스북

국제라이온스협회의 구호는 ‘우리는 봉사한다’는 뜻의 ‘We Serve’다. ‘라이온스’는 ‘사자’라는 영어단어이기도하지만 철자 하나하나가 L(Liberty, 자유), I(Intelligence, 지성), O(Our, 우리), N(Nation, 국가), S(Safety, 안전)을 의미한다. 단어를 이어 문장을 만들면 “우리는 자유를 수호하는 지성인의 단체로서, 우리 국가의 안전을 도모한다”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9년 2월12일, 서울라이온스클럽이 처음으로 창립됐다. 현재 한국에는 세 개(354~356)의 복합지구가 있는데, 이 세 개 지구를 총괄하는 한국연합회장이 청주의 유재풍 변호사다. 유재풍 연합회장은 2016년 6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99회 국제회의에서 ‘국제이사’에 당선되기도 했다. 국제이사는 국제회장, 1·2·3부회장장 등과 함께 라이온스의 주요 직책이다.

복합지구 총회에 참석한 최충진(맨 왼쪽) 356복합지구 회장. 사진=최충진 페이스북충북이 속해있는 356복합지구에는 A(대구)·B(대전)·C(전북)·D(충북)·E(경북)·F(세종·충남) 등 모두 여섯 개 지구가 있는데, 356복합지구의 의장은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원이다. 한국 라이온스 안에서 충북이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세계 라이온스 안에서 한국의 위상도 ‘낭중지추(囊中之錐)’다. 한국의 최중렬 라이온이국제협회 2부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2019~2020년 국제회장을 맡을 예정이다.라이온스 100주년이었던 2017년 국제회의는 라이온스클럽이 탄생한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다. 시카고 행사에는 10만명에 이르는 전 세계 라이온이 집결했다. 2018년 국제회의 6월 말부터 7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우리나라는 1995년 78회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2012년 95회 국제회의를 부산에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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