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송악식당 냉면 맛이 그리워요”
“개성공단 송악식당 냉면 맛이 그리워요”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4.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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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내 체육시설 관리했던 김대경 알앤씨 대표
개성공단 체육시설을 관리했던 김대경 알엔씨 대표. 사진=김대경

“2010년 11월24일 개성을 떠나온 게 마지막이었어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을 보니 그날 생각이 났습니다. 하루빨리 평화가 정착돼서 다시 북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청주 서원대 국문학과 92학번인 김대경 ㈜알앤씨 대표는 체육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개성공단을 드나들기 시작한 2007년에도 ㈜명진C&C라는 이름으로 같은 일을 했다. 개성공단 안에 테니스장 1개, 골프연습장 1개, 배구장 2개를 만들고 관리했다.

“테니스장과 골프연습장은 공단 내 남한사람들이나 출입경사무소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었고, 배구장은 북한사람들을 위한 시설이었어요. 북한사람들은 우리가 족구를 하는 것만큼이나 배구를 좋아해서 틈만 나면 배구시합을 벌여요.”

김 대표는 개성공단 내 송악프라자 평양식당에서 먹던 북한음식이 그립다고 했다.

“남한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송악프라자 평양식당 냉면이 너무나 먹고 싶어요. 처음에는 밋밋하게 느꼈는데 몇 번 먹다 보니 ‘이게 진짜 냉면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업원들도 친절하고 싹싹했고요. 다들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2010년 11월24일이 마지막이 된 것은 하루 전날인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수백발의 포탄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그날 오후 4시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마음을 졸이며 개성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북측에서 개성공단 사람들의 전화를 감청한다는 소문도 있어 집에 안부전화도 걸지 못했다. 당시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남한사람은 700명 정도였다. 한때는 5000명이 넘었던 상주인구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점점 줄어들었던 것이다. 김 대표의 일도 그렇게 마무리됐다.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 위치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원장이 관계자들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TV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00년 6.15공동선언의 합의결과에 따라 조성에 들어가 2005년 본격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은 ‘키리졸브’훈련 등으로 통행 금지됐던 것을 시작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 기간 내내 폐쇄위기를 겪다가 2016년 2월, 북한 핵실험을 이유로 사전 통보 없이 폐쇄됐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개성공단기업 최근 경영상황 조사’ 결과, 38.7%가 올해 안에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재입주 여부와 관련해서는 ‘무조건 재입주’ 26.7%, ‘정부와 북측의 재개 조건 및 상황 판단 후 재입주’ 69.3% 등 96%가 재입주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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