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야생에 적응하면서 직선거리로 60~130km 떨어진 전북 무주 덕유산과 충북 보은 속리산까지 활동범위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환경부는 2004년부터 북한·중국 등지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반달곰을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하는 반달곰 복원 사업을 벌였으며, 올해 초 8마리가 야생에서 태어나 현재 56마리로 늘어났다. 이로써 유전자 질환이나 자연재해 등을 겪어도 100~1000년간 99%이상 생존할 수 있는 최소 존속 개체군 50마리를 넘어섰다.
환경부는 반달곰의 평균 수명 20~25년과 새끼 출산 속도 등을 고려해 2027년엔 98마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속리산과 덕유산에도 반달가슴곰이 출몰할 거라 전망하는 이유다. 일정한 권역에서 생활하는 곰의 특성상 78마리가 지리산에 서식할 수 있는 수용한계다.
실제 2017년 반달가슴곰 1마리(KM-53)가 백두대간을 따라 약 100㎞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바 있으며 전남 광양과 곡성으로도 이동한 게 확인됐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반달가슴곰이 1회 이상 활동했던 지역이나 예상지역인 전남, 전북, 경남, 경북, 충북 등 5개 도와 17개 시·군, 시민단체, 전문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참여하는 공존협의체를 통해 올해부터 공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반달가슴곰의 활동과 분산 지원을 위해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에도 나선다.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등 중남부 권역으로 이어지는 국가 생태축 가운데 훼손·단절지역을 조사하고 2022년까지 복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식환경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기관과 협력해 고속도로 폐도 복원, 생태통로 조성 등 생태계 연결사업도 병행하게 된다.
반달가슴곰은 생태·행동적 특성상 사람을 피하는 성향을 지녔지만 출산 및 이동시기에는 진입을 자제하고 대처요령 등을 알아두는 게 좋다.
환경부는 출입이 불가피한 지역주민들의 경우 곰 퇴치 스프레이 소지하도록 행정지원을 하고 양봉·농작물 피해에 대비해 전기울타리 등 방지 시설 설치, 안전 안내서 보급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반달가슴곰이 야생에서 잘 번성해서 인간과 안전하고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주민, 시민사회,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가 함께 손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