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극(晝耕夜劇) ‘이바디’의 ‘부흥다방’
주경야극(晝耕夜劇) ‘이바디’의 ‘부흥다방’
  • 권영진
  • 승인 2018.06.2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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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24일 청주예술의전당 소극장서 총 4회 공연

<해피진의 꺼리>

초등학교 6학년 졸업발표회를 앞두고 우리 반은 연극을 하기로 했다. 아련한 기억으로는 6.25때 인민재판을 하는 극이었는데 북한군이 선량한 주민을 사상범으로 몰아 인민재판을 하는 스토리의 상황 극이었다. 주인공은 선량한 주민과 재판을 하는 인민군 대장이었는데 나의 역할은 주인공 인민군 대장을 호위하는 군인이었다. 당연히 대사는 몇 마디 없었고 주인공이 아니라서 못내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말하자면 문득은 아니고 40세 되던 해에 1년에 한 가지씩 새로운 도전을 해보겠다는 다짐을 하고 40세에 등산을 시작으로 한 가지씩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시작하면서 41세에 연극을 해보기로 했던 것이다. 아마도 초등학교 시절 주연을 하지 못하고 조연을 했던 것에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시작한 것이 7년째 연극을 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엔 전문극단에 속한 직장인연극반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독립하여 ‘직장인극단 이바디’를 만들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모여서 연극을 하는 직장인극단 특성에 맞게 1년에 한번 공연을 올린다. 공연일자가 잡히면 3개월간을 매일 12시까지 연습을 한다. 당연히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고 직장 때문에 빠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지만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이번에 공연하게 될 연극 ‘부흥다방’은 극단청년극장이 창작하여 2015년 제33회 충북연극제에서 대상을 받고, 같은 해 지금은 대한민국연극제로 명칭이 바뀐 전국연극제에 나가 은상을 수상한 멋진 작품으로 연극배우이자 영화배우, 연출자로 활약 중인 윤종구씨가 작품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물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란 것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무대에 막이 오르면 어느 시골 외딴 곳에 ‘부흥다방’이 있고 사장인 병수와 중국집 배달부 동식은 고객과 손님의 관계가 아니라 오랫동안 형제와 다름없이 지내는 사이다. 세상걱정 없어 보이는 병수는 장사가 될지 의심스런 작은 커피숍을 2년 째 운영하고 있다.

부흥다방에서 한참을 들어가면 중국집 부흥사가 있다. 병수의 눈에는 부흥사에서 일하는 동식이가 남다르다. 고아처럼 자란 배경도 그렇고 어렵사리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모습도 그렇고, 자신의 청춘시절을 생각하게 만드는 뭔가가 동식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동식은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면서 소림사 출신 주방장에게 남몰래 요리를 배우고 있다. 그는 언젠가 근사한 중국집을 차리고 사장 소리 들으며 살고 싶은 것이 꿈이다.

손님이 없는 어느 날 오후, 배달 그릇을 찾으러 온 동식과 잡담을 나누던 병수에게 한 의문남이 찾아온다. 그 의문남은 병수의 지난 과거를 들춰내며 병수의 마음과 생각을 흔들어 놓는다. 결국 병수는 의문남이 들려준 자신의 지난 과거를 동식과 여자 친구 보현에게 들려주게 된다….

특히 이번공연은 제39회 전국근로자연극제 출품작이기도 하다. 작년부터 이바디는 근로자연극제에 출품하여 경합을 벌이고 있다. 첫해는 아쉽게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작은 상이라도 받으려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기존에 타 극단에서 올린 기성극과는 사뭇 다른 창작극에 가까운 연극이다. 현재 청주연극협회장인 정창석회장의 도움으로 무대에 올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준비를 하게 되었다. 부흥다방은 △6월23일 오후 4시, 7시 △6월24일 오전10시, 오후4시 청주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청주예술의전당 소극장: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흥덕로 69 예술의 전당 , 전화문의: 010-7400-7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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