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진료를 보던 어느 날. 손문호 대전손정형외과의원 원장은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신경과 전문의인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손목 골절이 2주쯤 진행된 지인의 부친이 최근 기억력이 떨어지고 보행과 행동에 제약이 있어 좋다는 약을 많이 복용했지만 증상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이었다.

이후 친구의 부친은 손목 골절 치료를 받기 위해 손 원장의 병원을 찾았다. 면담을 통해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는 노인성 거북목 증상을 발견하고 곧장 거북목 재생 치료를 했다.

판단은 유효했다. 수차례 치료 끝에 환자의 보행과 행동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더불어 기억력 감퇴 증상까지 완화됐다. 이때부터 손 원장은 거북목과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다.

'의료계 에디슨'으로 명성이 자자한 손 원장은 최근 <세종경제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모든 의학에 100%란 없다. 그렇기에 거북목과 치매의 연관성을 100%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거북목 치료가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신경과 전문의의 검증을 거친 후 더 확신하게 됐다. 이미 많은 노인 환자들을 진료하며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손 원장은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치매 걸린 거북이는 없다'를 지난 4월 출간했다. 이 책에는 치매와 거북목의 연관성 등이 이해하기 쉽게 실려있다. 그동안 치매를 뇌세포와 자연 퇴화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거북목의 상관관계를 해석한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치매환자 대부분은 거북목을 갖고 있으며 증상의 심함에 따라 거북목도 많이 진행돼 있다. 줄기가 구부러지면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꽃이 피지 않는 것처럼 오랜 기간 구부러진 목을 가진 노인은 뇌세포가 죽어간다는 원리다.

손 원장은 "구부러진 가지에는 꽃이 피지 않는다는 원리를 치매에 적용해 거북목을 예방하고 관리해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보급하는 게 경도의 인지장애를 개선하는 길이라 본다"며 "과도하게 목이 앞으로 빠지면서 생기는 다양한 증상동반 질환인 거북목 증후군은 생활 습관 교정이나 나비운동 등 간단한 예방운동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치과의 임플란트 시술을 정형외과 의사가 개발한 것처럼 조기 치매 치료를 위해 개발한 '초음파 유도하 심부 근육 재생술' 역시 대중화됐으면 좋겠다"며 "치매에 관심이 있거나 거북목이 있는 사람은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한다. 실제로 거북이는 600년을 살지만 치매 없이 장수한다"고 말했다.

척추질환 전문의인 선친 손승원 박사의  ‘난향천리(蘭香千里) 의심만리(醫心萬里)’를 늘 곱씹고 있는 손 원장. ‘난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의사의 마음은 만리를 간다’는 뜻처럼 대화 내내 그에게서 환자와 연구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충청지역 의료계에 이런 훌륭한 의사가 있다는 것에 새삼 자부심을 가져본다. 

한편 (주)스페이드 대표이기도 한 손 원장은 다양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초음파 기기관련 발명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간에는 남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의료시술법을 개발하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의사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자문위원, 대전시의사회 의무이사, 대전시정형외과의사회장, 대전대 응급구조학과 겸임교수, 을지대병원 외래교수 등으로 활동 중이며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를 지냈다. 대전손정형외과의원은 대전 중구 보문로 239에 있다.

이주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