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 백일장 집어삼킨 영동군 할머니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 백일장 집어삼킨 영동군 할머니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7.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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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전국 성인문해학습자 백일장서 영동군 문해학습자 23명 수상
전국 1등 곡촌 문해학습장 박정임 씨, 불편한 눈으로 돋보기 써가며 공부
젊은 날 이루지 못한 배움의 재미 푹빠져 새로운 활력 얻어
전국 문해학습자 백일장에서 대거 입상한 영동군 문해학습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영동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걸까. 일흔이 넘은 할머니들이 전국 문해학습자 백일장에서 대거 입상했다. 젊은 날 이루지 못한 배움의 재미에 푹 빠져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사)한국문해교육협회가 주최한 14회 전국 성인문해학습자 백일장 대회에서 영동군 문해학습자 23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백일장에는 총 6523점의 작품이 접수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전국 1등은 곡촌 문해학습장 박정임(72, 여) 씨에게 돌아갔다.

박 씨는 “배우지 못한 나의 과거를 자식과 며느리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불편한 눈으로 돋보기를 두개씩 가지고 다니며 공부한 보람을 느낀다”라며 “수상의 기쁨과 함께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라고 했다.

장려상에는 ▲용암 문해학습장 장시녀(75) ▲범화 문해학습장 박점순(86) ▲곡촌 문해학습장 한정선(79) ▲호탄 문해학습장 전경옥(73) ▲용화면 한글교실 민영래(82) ▲장애인복지관 김우진(35)씨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밖에 만만찮은 실력으로 16명의 문해학습자가 늘배움상을 수상했다.

군은 지난해 체험수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비롯한 3명 수상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23명이 대거 입상해 의미를 더했다.

군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역노인의 비문해율 0%를 위해 성인문해교육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글 공부에서 더 나아가 초등 학력 취득 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평생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혹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배움의 한을 못 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문해교육 사업을 추진해 어르신들의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지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군은 2016년부터 성인문해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탄 문해학습장을 비롯해 모두 18곳의 학습장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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