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르라, 나는 퍼스트 펭귄"
"나를 따르라, 나는 퍼스트 펭귄"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7.2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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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강단과 사업현장 넘나드는
강종구 (주)바이오톡스텍 회장
편집자 주='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1909~2005)는 말했다. 성공한 기업가는 기회에 초점을 둔다고. 여기서 기회는 세상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세상을 읽다 보면 타이밍이 보인단다. 너무 앞서 나가 주저앉은 기업이 있는 반면, 제때를 만나 흥한 기업이 있는 이유다. 이견이 있겠지만 사업은 결국 타이밍이다. <세종경제뉴스>는 미래를 예측하는 눈과 시대 흐름을 잘 읽어내 18년째 국내 대표 안전성 시험 수행 연구개발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주)바이오톡스텍의 강종구 회장을 만나 기업가 정신 등을 조명한다.
강종구 (주)바이오톡스텍 회장이 <세종경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기자

글로벌 CRO 서비스사 도약 구상. 우여곡절 없는 인생 없다지만, 지금의 ㈜바이오톡스텍은 강종구 회장의 뚝심으로 밀어붙인 결과다.

강 회장과 바이오톡스텍의 만남은 어쩌면 필연이었다. 1985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독성 연구를 위해 일본 유학길에 오른 그는 현지 유명 독성시험 연구소와 방사선의학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1990년에는 동경대학 대학원 수의학과에서 수학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같은 해 귀국, 충북대 수의학과 창립 교수로 부임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은사였던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학장의 선견지명이 강 회장의 뇌리를 스쳤다. 당시 국내에서는 바이오산업이 붐을 일고 있었는데,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독성시험이나 동물시험을 전문으로 하는 독성시험 인프라 기업을 구축하면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충분히 승산 있다고 판단했다.

강 회장은 2000년 8월 국내 최초 민간 시험 수탁기관인 ㈜바이오톡스텍을 창립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당시 충북대 한편에 6평 규모 컨테이너 박스를 구해 실험실을 꾸렸다. 말이 실험실이지 열악한 인프라였다. 교내 실험 공간도 교수마다 일정 규모가 정해져 있어 연구를 확장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기술력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미래가치를 믿고 눈을 질끈 감았다.

국제규격에 맞는 비임상시험 연구시설 등 인프라 구축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대략 70억 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2001년 당시는 벤처 암흑기였다. 돈이 필요했지만 신축을 위한 돈을 구할 곳은 마땅치 않았다.

쥐구멍에도 볕뜰날이 있다고 했던가. 지인을 통해 어렵게 소개받은 모 은행에서 69억 원 규모를 투자 유치해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첨단연구소를 신축했다.

이후 매출 부진으로 회사가 흔들리는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은행에서 회사의 미래가치를 보고 대출을 연장해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한창 힘들 때 매각과 인수합병 등 유혹도 있었지만 강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활을 걸고 전념하는 직원들을 배신할 수 없었다.

강종구 (주)바이오톡스텍 회장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말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기자

바이오톡스텍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3년이다. 임상시험 기준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을 뚫으면서다. 2005년부터 2006년에는 일본 실험의 1/3 정도를 점유했다. 일본 시장은 한 번 신뢰를 쌓으면 오래도록 우호관계가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강 회장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를 계기로 2007년 9월 코스닥에 상장하게 된다. 다른 사업 분야에 한눈팔지 않고 인프라 구축 등에 매달렸던 교수 출신 기업가의 학자적 순수함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를 통해 지방대 교수 중 바이오 분야에서 최초로 코스닥 상장이라는 신화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으로 관련 시장이 오는 2021년 누적 규모 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 바이오톡스텍의 미래는 밝다.

화평법은 화학업계에게 올해 6월까지 화학물질 510종에 대한 독성자료를 요구했다. 보고대상 화학 물질을 제조하거나 해당 물질을 이용해 또 다른 재료를 만드는 업체는 예외 없이 법 적용을 받는다. 각각의 화학업체들이 수백 가지 원료를 일일이 분석한다는 건 시간과 비용, 시설면에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외부 용역을 주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강 회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요새 화학물질에 대한 문제가 터지면서 국민들이 화학물질 공포증인 '케모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화학물질에 관해서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GLP기관에서 독성 실험을 하게 돼 있는데, 우리 회사는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 화학물질에 관한 시험을 가장 많이 한 선도기업으로 미국 FDA의 적격 승인을 받은 국내 최고의 GLP기관이다"라며 "우리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 2019년 1월부터 향후 10년 간 7000여 가지 종류의 화학물질에 대한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은 그가 걸어온 길이 방증한다. 바이오톡스텍은 바이오의약품, 합성의약품, 세포치료제, 건강기능식품, 화학물질 등의 신물질에 대해 제약사나 바이오 기업들로부터 위탁받아 비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신물질 평가는 여러 종류의 실험동물이나 세포 등을 이용하여 사람을 이용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전에 반드시 수행돼야 한다다는 게 강 회장의 말이다. 

강종구 (주)바이오톡스텍 회장이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기자

그는 현재 바이오 스타트업을 키워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자는 사명을 갖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세종벤처파트너스라는 엔젤투자사를 만들었다.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해 바이오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에는 건강기능식품사인 바이오믹스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향후 임상 CRO 인수도 추진해 기초연구-비임상시험-생체분석에 이어 임상시험과 자체 신약 개발도 수행하는 글로벌 토털 CRO 서비스사로 도약한다는 게 강 회장의 구상이다.

지금까지 쉬는 날 없이 회사와 바이오 생태계, 직원들을 생각하며 뛰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경영철학이 한몫했다.

강 회장은 "퍼스트 펭귄이라는 말이 있다. 펭귄 무리는 맨 앞에 선 펭귄이 바다에 뛰어들면 그때서야 뒤따르는 수많은 펭귄들이 앞다퉈 뛰어든다. 이게 바로 불확실한 세상에 과감히 도전하는 퍼스트 펭귄 정신"이라며 "처음 시작했을 때도 멋 모르고 뛰어들었고 사명감으로 버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약 개발이나 물질 개발 시 바이오톡스텍 같은 기업을 거치지 않고는 상용화가 불가능하다. 국민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 의약품에 대한 부작용 우려 등을 씻을 수 있도록 우리가 철저히 검증해서 불안한 일이 없도록 국민의 건강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에게 평소에 정직함과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정확한 데이터와 신속함. 신약개발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강 회장은 “충북지역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 지역 인재를 뽑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된다. 상장사여서 전국 규모로 인재들이 몰리고 있지만 지역 출신들이 별로 없다는 점은 아쉽다”며 “향간에는 우리 회사를 바이오 사관학교로 할 정도로 하드 트레이닝을 시키는데, 이는 직원 개인 역량 강화는 물론 회사의 능력치를 올리는데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충북 청주에서 30년 이상을 살아왔고 자녀들도 모두 이 지역에서 키웠다”며 “충북 향토기업인만큼 앞으로도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 오창에 위치한 (주)바이오톡스텍 전경. / 사진=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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