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의 ‘흑금성’은 청주 출신 실존인물
영화 ‘공작’의 ‘흑금성’은 청주 출신 실존인물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8.0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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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위장해 北 넘나들며 첩보활동…이중간첩 구속되기도
2005년 청주고 동문골프대회에서 발군의 골프실력을 보여준 흑금성 박OO씨. 왼쪽에서 두 번째.

1990년대 남북을 오가며 스파이활동을 했던 ‘흑금성(암호명)’을 다룬 영화 ‘공작’이 개봉(8일 예정)하면서 흑금성의 실제인물인 청주 출신 ‘박◯◯’ 씨의 인생유전이 인구에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박 씨는 청주고(47회)를 졸업하고 육군3사관학교를 나와 국군정보사령부에서 군생활을 했다. 박 씨의 한 고교동창은 “고교 재학 당시에도 단단한 체격과 우렁찬 목소리, 강직하고 당찬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3학년 때는 학도호국단 연대장을 맡을 정도로 전형적인 군체질(?)이었다”고 귀띔했다.

‘군도’ ‘범죄와의 전쟁’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만든 영화 ‘공작’의 부제목은 ‘암호명 흑금성’이다. 영화의 배경은 북한 핵개발을 둘러싸고 위기가 고조된 1993년, 한반도다. 정보사 소령 출신인 박석영(황정민 분)은 안기부에 특채된다. 신분세탁을 한 그는 흑금성이란 암호명을 받는다.

흑금성에게 내려진 지령은 북의 고위층에 접근해 핵 개발 계획을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흑금성은 북한을 배경으로 휴대폰 광고촬영허가를 받아낸 뒤 촬영답사를 빌미로 북한 이곳저곳을 탐지한다.

영화 <공작>의 포스터. 흑금성역은 배우 황정민이 맡았다.

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1998년 대통령 선거 직전 발생한 ‘북풍’사건 때문이다. 당시 안기부가 김대중 당선을 막기 위해 기획한 ‘북풍’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자 이른바 ‘이대성 파일’을 언론에 흘렸고, 이를 통해 흑금성의 존재가 외부에 드러난 것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북한 내 휴대폰 광고촬영 추진은 역사적 사실이다. 흑금성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광고촬영이 중단됐고 흑금성을 믿고 계획을 밀어붙였던 광고기획사는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 영화에는 가수 이효리 씨가 광고모델로 깜짝 출연했다.

북풍사건으로 얼굴이 노출되면서 공작원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흑금성은 퇴직금까지 받고 안기부를 떠났다. 하지만 2010년 6월,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27’ 등 남한 군사기밀을 북한 공작원에 넘긴 혐의로 구속돼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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