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청주가 좋다 / 봄이 오면 무심천변에 / 노오란 개나리꽃 활짝 피고 / 백설기같이 하아얀 벚꽃들 / 난 홀로 벤치에서 앉아 눈을 감는다.
난 청주가 좋다 / 여름 오면 꽃다리 난간에서 / 장맛비로 내려가는 나뭇가지 / 큰 돌덩어리에 앉아있는 두루미 / 난 홀로 난간에 기대어 비를 맞는다.
난 청주가 좋다 / 가을 오면 우암산은 단풍골 / 형형색색으로 변해버린 상당산성 / 저수지 옆 하얀 김나는 순두부집 / 난 홀로 떨어지는 낙엽 길을 걷는다
난 청주가 좋다 / 겨울 오면 새벽 육거리 시장엔 / 소복하게 내린 눈과 시장사람들 / 옛 정이 가득한 그 곳 설렁탕집 / 난 홀로 눈 맞으며 멍하니 서 있네
- 시인 심천(心泉) 심상학 씨의 데뷔 대표작 '난 청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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