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의 짧은 만남, 긴 여운
캄보디아에서의 짧은 만남, 긴 여운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8.19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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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의료계 소식통 - 두 번째 이야기
 
편집자 주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울림이 더 깊다는 말이 있죠. 저는 그 통설을 믿는 편입니다. 두 번째 연재에서는 긴 글보다 사진을 통해 울림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단 몇 장으로 아우를 수 있는 사진의 힘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사진은 충북의사회에서 제공했습니다.

충북의사회는 매년 여름이면 의료봉사단을 꾸려 국경을 넘습니다. 주로 의료 혜택이 열악한 아시아 저개발 국가를 찾습니다. 2004년 당시 충북의사회장이던 김기선 김내과의원 원장 때부터 해외 의료봉사가 시작됐으니 벌써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행사네요.

충북의사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36대 충북의사회장에 선출된 안치석(안치석봄여성의원) 회장을 필두로 봉사단원 45명이 8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일대에서 의료봉사를 펼쳤습니다. 봉사단은 충북에서 활동하는 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호대학 재학생, 자원봉사자, 의사회 사무처 등으로 꾸려졌고 모두 자비를 털어 참여했습니다.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한 것이지요.

충북의사회는 이 기간 현지 주민 830여 명을 진료하고 예방 보건교육을 했습니다. 폐렴 환자와 두부농양으로 고통받는 여아, 퀭한 눈과 가느다란 두 팔로 겨우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10대 산모들. 그럼에도 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봉사기간 캄보디아 부수상 부부가 재단법인 씨젠의료재단 검사장비 프놈펜병원 기증식에 참석해 충북의사회 의료 봉사활동이 캄보디아 국영방송에 두 차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후원하는 현지 고아원 ‘Sacrifice Families and Orphans Development Association'을 찾아 황찬호 충북의사회 총무이사가 생존빨대 사용법을 설명했고, 안치석 회장과 함께 모은 자비로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현지에서 'Chungbuk Medical Association'을 넣어 후원기록을 남겼답니다. Reaching Cambodia NGO 활동지역 빈민 가옥 아동들에게도 생존빨대를 전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종오 치과의사의 공이 컸다는 게 황 이사의 설명입니다.

이번 해외 의료봉사에 참가했던 봉사단원들도 흡족해하는 모양새입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약 8회쯤 해외 의료봉사에 자진 참가한 박경식 김박내과의원 원장은 <세종경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에 간 게 네 번째인데, 갈 때마다 조금씩 발전하는 것 같아 의료 시스템도 개선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의료봉사의 총괄을 맡았던 홍정훈 새빛병원 원장의 경우 여러 환자 중에서도 머리에 주먹 크기의 농양이 생겨 고생한 어린아이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홍 원장은 농양 제거 수술을 했지만 환자가 어리다 보니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었고, 수액을 맞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진료팀이 하루 종일 붙어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폐렴 환자의 경우 병원을 찾을 여건도 안 되고 지역 의료 인프라도 열악해 혼자 끙끙 앓다가 충북의사회 해외 의료봉사팀을 만나 돌봄을 받았다고 홍 원장은 말했습니다.

황찬호 청주푸른병원 원장도 “봉사 마지막 날 수상가옥에 사는 빈민 가옥 주민들을 찾았는데, 운 좋게 그곳에 ‘리칭 캄보디아 NGO'라는 단체가 그전부터 와 있어서 연합해 함께 교육도 하고 생존빨대도 전달했다”며 “봉사단원 모두 자기 목표를 갖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고생이 많았고, 현지인들에게 좀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다음 봉사 때는 국가나 지자체 등의 행정적 지원도 마련해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안치석 충북의사회장은 “현지 한인회장과 직원들의 협조 덕분에 이번 해외 의료봉사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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