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래 가수 박경하, 청주서 결혼식 축가 부른다
시‧노래 가수 박경하, 청주서 결혼식 축가 부른다
  • 이재표
  • 승인 2018.10.0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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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피아니스트 김선택 씨와 인연…13일, 父情 담은 노래 불러
19일 보은 오장환문학제 무대에도…31일엔 대전서 단독콘서트
가수 박경하.
가수 박경하.

삶은 한 올 한 올 사랑의 실로 엮어가는 진실이에요.” 모든 이들의 삶이 이처럼 소박하고 아름답기를 바라며 노래하는 가수가 있다. 15년 동안 시를 노랫말 삼아 노래를 만들고 불러온 박경하 씨가 13일 청주에 온다.

오로지 한 사람을 향해, 오직 한 곡을 부르기 위해서다. 박경하 씨는 이날 오전 11, 청주시내 한 웨딩홀에서 결혼축하노래를 부른다. 신부 김은혜 씨를 만나본 적은 없다. 결혼하는 딸을 위해 노래를 만든 김선택 씨의 간곡한 부탁에 따른 것이다.

박경하 씨는 지난 4, 부산공연에서 김선택 씨와 가수와 관객으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공연직전 음향장치에 문제가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김 씨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줬던 것이다.

김선택의 별명은 후크피아니스트’, 예명은 피터킴이다. ‘후크는 피터팬의 악역 후크선장에서 유래된 것이다. 사고로 잃은 왼손 대신 38년째 갈고리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그는 의수(義手) 피아니스트로 유명하다. 독실한 크리스천(장로)인 김 씨는 정기적으로 자선음악회를 열어 한국과 필리핀 등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예명은 후크가 아니라 피터팬을 연상케 하는 피터킴이다.

“두 달 전에 연락이 왔어요. 13일에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청주에서 열리는 큰딸 결혼식에서 노래를 불러달라고. 친구인 우종립 시인의 시에 김선택 선생님이 직접 곡을 붙였는데 비 개인 날 무지개라는 노래에요. 김 선생님이 자신의 결혼식 때 불렀던 노래를 이번에는 제 목소리로 딸에게 들려달라고 하셔서 기꺼이 응했어요.”

부모를 떠나 합하여 부부가 되고 가족을 이루는 과정을 씨실과 날실이 엮어지는 길쌈에 비유한 노래다.

국내 시·노래 가수 1호로 불리는 박경하 씨는 2003년부터 시·노래 만 전문적으로 불러왔다. 그동안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전국에서 시 노래 콘서트를 열었고, 각종 문학 행사에서도 1000회 이상 공연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시·노래 가수 1호라고 불러주시는데 저는 합당한 호칭인지 부담스럽기도 해요. 양희은이나 김민기 같은 대선배들도 시에 곡을 붙여 부른 곡들이 적잖거든요. 다만 제가 메시지가 있는 노래만 부르겠다며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하다 보니 그런 과분한 호칭을 듣게 된 것 같아요.”

박 씨는 삶에 들어찬 사북의 분진이 시·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고백한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은 동원탄좌 등이 문을 닫으면서 폐광이 문화관광자원이 된 동네다. 하지만 박 씨는 초·중·고를 모두 사북에서 마치고 아버지의 진폐증으로 온 가족이 사북을 떠날 때까지, 성장기를 포함 30여 년을 사북에서 살았다.

그래서 19804, 초등학교 3학년의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던 사북의 혼란을 기억한다. 사북 항쟁의 중심 지역이던 사북광업소 동원탄좌 복지회관, 안경다리, 사북역 등 사북의 거의 모든 곳에 이제는 내국인카지노로 향하는 길이 그어져 있다.

임길택 시인의 아버지가 걸으시는 길을은 제 대표곡인데 막장이라고도 부르는 탄광이야기에요. 임길택 시인은 초등학교 때 은사님이시기도 해요. 올해 발표한 두 번째 음반의 제목도 사북 늦봄이죠.”

이 음반에는 임길택·도종환·황경민·류근·김현성·이제하·나태주·복효근·함순례·최정란·우은숙·이가희 시인의 작품이 담겨있다. 또 백창우·백자·박우진·양상진·이수진·이지상·윤교생 작곡가가 곡을 붙였다.

박경하 씨는 팬클럽 회원들로 구성한 시·노래 중창단 시동(詩同)’과 함께 1019일 보은에서 열리는 오장환문학제무대에도 선다.

그리고 10월의 마지막 밤(31)에는 오후 7, 대전시 둔산동 평송청소년문화센터 소극장에서 대전발 완행열차라는 시·노래 콘서트를 연다. 201610월 같은 이름으로 열었던 콘서트의 감동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한 공연이다. 물론 박경하 자신도 느꺼운 마음으로 그날을 준비하고 있다.

노래 가수 정진채 씨와 보컬팀 반지하 뽀글이 친구들’, 중창단 시동이 게스트로 함께 무대에 선다. 김광순·김기준·양문규·이정록·함순례 시인 등도 박 씨를 응원하러 공연장을 찾는다.

박경하 씨가 이날 대전발 완행열차라는 콘서트 이름에 맞게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하는 대전블루스를 부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2016년에는 부르지 않았단다.

입장권은 전석 25000원이며, 행사 담당자(010-7331-8473)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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