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줌마 예찬
[칼럼] 아줌마 예찬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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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어려운 사지선다형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아줌마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는 무엇일까? ①억척스러움 ②몸빼바지 ③파마머리 ④흥정의 대가. 모두 정답이다. 그 외에도 아줌마를 상징하는 단어는 많다. 그만큼 아줌마들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줌마 하면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꼬불꼬불한 파마머리, 펑퍼짐한 몸매,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는 아줌마의 대명사였다. 아직도 몸뻬입은 아줌마의 행동거지는 여전히 돌발적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빈자리는 대부분 아줌마 차지다. 시장에서는 후려치기 도사다. 앞뒤 안 가린다. 적당히 먹어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바로 가격 흥정에 들어간다. 원하는 가격이 아니면 눈길조차 안 준다. 흥정에서 아줌마를 이길 자는 없다. 덤으로 한 움큼 더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민망함과 무례함은 나중 문제이다. 그 저력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궁금하다. 참 대단한 힘이다. 이런 아줌마의 파워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꼭 승리하고 마는 아줌마의 근성은 남다르다. 훌륭한 연구감이다. 어느 경영자는 ‘아줌마 정신’은 반드시 배워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아줌마들의 자녀교육 열정은 세계 일등이다. 자식을 남들보다 더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월세나 전세살이 고통쯤은 가볍게 넘겨 버린다. 학원이나 대학 관련 정보 수집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심지어 자식들 학교는 물론 학원 출·퇴근까지 거뜬히 해치운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가정 경제가 어려워지면 아줌마들은 좌판 까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무한경쟁의 꼭짓점에는 어김없이 아줌마가 등장한다. 우리 사회의 특별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아줌마 위상이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옛날과 완전 딴판이다. 색다른 모습으로 사회 구석구석을 변화시키고 있다. 억대 연봉 받는 보험 아줌마나 CEO 아줌마 이야기는 구닥다리다. 아줌마가 정당 대표로 등극한 지 오래다. 군대에서 ‘별’을 단 아줌마의 위상은 드높다. 고급 공무원이 된 아줌마의 일 처리 솜씨는 능수능란하다. 결실도 풍성하다.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주춧돌은 다름 아닌 평범한 아줌마들이다. 

며칠 전 아줌마의 저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소식이 있었다. 한국야쿠르트 매출의 93%를 ‘아줌마 부대’가 책임진다고 한다. 아줌마 특유의 정(情)과 스킨십이 이루어 낸 결실이다. 아줌마들은 야쿠르트를 팔기 위해 못 가는 곳이 없다. 다른 식품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다. ‘아줌마 학(學)’ 탄생이 멀지 않아 보인다. 

주역에서는 여성을 음(陰)으로, 남성을 양(陽)으로 본다. 또한, 음(陰)이 변해서 양(陽)이 된다고 한다. 그걸 음변양(陰變陽)이라고 한다. 여성이 남성화된다는 뜻이다. 나이 들수록 아줌마의 생명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성으로서 아줌마는 약할 수 있다. 그러나 어머니로서, 주부로서의 아줌마는 무척 강하다. 약하면서도 강한 아줌마는 우리 사회의 대들보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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