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처럼 직장생활 하기
늑대처럼 직장생활 하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10.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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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를 떠올리면 대개 어두운 단어만 떠오른다. 어릴 적 읽은 빨간 모자와 아기 돼지 삼 형제에 나오는 악당의 이미지, 악랄함, 비열함, 잔인함, 고독 등. 그런데 ‘늑대의 지혜’란 책을 읽고 이런 편견이 눈 녹듯 사라졌다. 오히려 늑대만큼만 하면 직장에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 출신의 전직 변호사이자 늑대 전문가인 엘리 H. 라딩어가 수십 년간 늑대 곁에서 관찰하며 쓴 책인데 단순한 관찰기가 아니다. 여기엔 철학이 담겨있다. 늑대들의 협력과 사랑, 치열한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만한 문제가 많다.

늑대 무리에는 원칙이 있다. ⓵가족을 사랑하라 ⓶맡겨진 이들을 돌보라 ⓷절대 포기하지 마라 ⓸노는 일을 결코 중단하지 마라 등으로 압축된다. 늑대들은 늙은 늑대와 부상당한 늑대들을 정성껏 돌본다. 새끼들은 사랑으로 키운다. 놀 때 모든 것을 잊고 몰입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늑대 사회에서 권력에 의한 지배와 억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더 늑대는 소위 폭군처럼 군림하는 존재라 생각했는데 편견이었다. 서열에 따라 지배하고 억압하는 관계는 사회적인 동물인 늑대를 인위적으로 한데 모아두었을 때 생기는 부자연스러운 관계인 셈이다. 

늑대는 상황에 따라 누구나 무리를 지휘할 수 있다. 어린 늑대가 무리를 이끈다고 해서 리더 늑대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는다.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경험 많은 리더 늑대가 나선다. 리더가 리더답게 무리를 이끌 때 그 권위는 구성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폭력적으로 제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늑대는 한 쌍의 우두머리 부부와 가족을 이끄는 형태로 5~11마리 정도 모여 산다. 특별히 힘이 세거나 날카로운 발톱이 있는 게 아니라서 사냥할 때도 무리의 팀워크를 이용한다. 새끼 늑대들의 경우는 이렇게 무리를 따라 움직이면서 점점 사냥 기술을 배운다. 늑대는 상당히 조직적이며 뭔가 합의가 되지 않거나 결정할 일이 생기면 의사소통을 많이 한다. 이 대목에서 투철한 책임감도 느낄 수 있다.

자, 우리는 어떤가. 이제 직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의사소통, 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면서도 실제로 그렇게들 하고 있는가. 자신의 의견만 주장해 직장동료들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는지. 

책임감은 또 어떤가.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봐 어떻게든 회피하려 하지 않았나. 조직에서 맡은 직책과 역할에 따라 주어진 일을 수행하되 어려운 과정에서도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책임감이 우리들 가슴에서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지. 고백하건대, 나 또한 이 물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복잡할수록 기본에 충실하면 답이 보인다. 답을 보려 하니 답이 안 보이는 것이다. 늑대의 눈을 통해 내 직장생활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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