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의료 낙후지역이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에서 ‘2017 국민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몇 가지 건강 지표에서 충북은 하위권에 속해 있다. 현재 의료인프라를 전제로 제때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면 살 수 있는 사망률을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라고 한다.
충북은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5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으며, 서울의 44.6명 보다 31%가 더 높다. 충북에서 치료받는 것보다 서울 큰 병원으로 가면 살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참고로 도내 치료 가능한 사망률을 보면 청주 46.4, 충주 54.2, 괴산 57.3, 진천 61.2, 증평 62.1, 보은 66.8, 영동 68.7, 단양 71.1, 음성 86.3명이다. 놀랍게도 음성은 경북 영양 107.8, 강원도 양구 92.0명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충북 도내 병의원의 의료인력과 시설 인프라가 부족하고 속내도 부실하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로 응급실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 외상센터로 이송되는 비율, 장애인과 어린이에 대한 치료, 산모가 분만장에 도착하는 시간 등 주요 건강 지표값이 서울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게다가 전국이 하루 생활권이고 의료전달체계는 환자 마음대로라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이러다 보니 충북 소재 병의원에서 입원 치료하지 않고 서울 빅5 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으로 도내 환자가 대거 몰려가고 있다. 서울로 큰 병원으로 너도나도 올라가 충북 지방 병의원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충북의 ‘치료 가능 사망률’을 낮추고, 서울로 가려는 환자를 도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충북은 3대 중증 환자 치료를 포함해 지역 응급외상센터, 산모와 신생아, 소아, 장애인 치료, 어린이 재활 부분에서 많이 취약하다. 특히 충주 등 충북 북부지역의 자체 응급의료 체계는 거의 실종된 상태이다.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병의원에 대해 충북도와 정치인은 애로 사항을 듣고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도내 필수의료의 상당수를 민간 병의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저리 융자나 지방세 혜택 등을 통해 서울의 의료 수준으로 인력과 시설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가용한 공적투자를 대폭 늘려 도내 대학병원과 의료원을 수익의료 중심에서 충북 공공보건의료의 중심축이 되도록 토대를 닦아야 한다.
충북에도 서울과 다름없는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이 있다. 일부 질환을 제외하곤 치료성적이 서울과 비슷하다. 실력있는 의사의 친절한 진료가 환자를 도내 병의원으로 이끈다.
의사의 안내 없이 진료 의뢰서를 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는 것은 불필요한 의료낭비가 될 수 있다. 담당 의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도내 병의원과 타 지역 병의원을 비교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의료소비의 지름길이다.
충북 건강을 서울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도민의 노력이 절실하다. 현재 충북의 보건의료실태는 ‘오픈 시크릿’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