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년 전 옛집에서 ‘하룻밤, 차 한 잔’
157년 전 옛집에서 ‘하룻밤, 차 한 잔’
  • 권영진
  • 승인 2018.11.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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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은리 고택(중요민속자료 133호) ‘고선재’


<해피진의 꺼리>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고은리에 가면 청주 고은리 고택이 있다. 중요민속자료 133호인 고은리 고택은 1984년 문화재 지정 당시 고택에 거주하시던 이항희씨의 이름을 따서 청원 이항희 가옥으로 불리다 2017년 청주 고은리 고택이라 수정되었다고 한다.

고택은 사전적 의미로 오래된 옛집을 일컫는 단어이지만 무조건 오래되었다 하여 고택이라 불리지 않고 문화재급으로 보존의 가치가 있는 가옥을 고택이라 일컫는다.

청주 고은리 고택은 1861(철종 12)에 지은 안채와 1930년대에 지은 사랑채로 이루어진 전통 한옥이다. 이 집의 평면은 자 모양의 안채와 그 앞의 자 행랑채 및 동쪽의 곳간채, 서쪽의 광채를 크게 둘러싸고 있는 안 공간과 행랑채 동쪽에 배치된 사랑채로 이루어지는 바깥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는 정면 5, 측면 3칸의 팔각지붕 집이며 가장 평범한 중부지방의 곱은 자형 민가이다.

가구는 5량가이며, 2칸 대청을 중심으로 왼쪽에 옆퇴가 있는 안방과 웃방이 있고 그 앞은 부엌이다. 대청 오른쪽은 역시 옆퇴가 있는 1.5칸 규모의 건넌방이다. 양쪽 툇마루 끝에는 우물마루가 깔린 조그만 토광이 있다. 부엌은 앞뒤 칸을 터서 크게 쓰며 위에는 다락과 벽장이 설치되어 있다. 지붕은 홑처마 합각지붕의 기와집이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행랑채 동쪽 끝에 있는 내문을 들어서면 가운데 마당에 이르고, 일각대문인 가운데 문을 거치면 안채에 이르는 외부 공간의 구성과 안마당의 모과, 향나무, 뒤꼍의 감나무 등이 전통적 기법에 따라 배치된 점이다. 또한 안채의 건축 연대가 명확하고 건물 구조에 있어서 민가의 방식이 많이 쓰인 점이 주목받는 고택이다.

청주 고은리 고택은 마을 어르신들에 의해 고선재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고선재(高宣齋)의 유래는 옛날 벼슬(풍천도호부사)이 높은 이시득이라는 선비가 내려와 살면서 학문과 덕을 베풀고 어려운 형편의 주위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베푸는 집이라 하여 높을고’ ‘베풀선’ ‘집재라 하였다고 한다.

오늘 소개할 맛있는 꺼리는 전통 찻집 고선재이다. 고선재는 청주 고은리 고택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쥔장 부부가 고택 그대로를 한옥스테이와 전통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각을 가르쳤던 남편과 그림을 그렸던 아내의 작품도 구경할 수 있는 고선재로 꾸며졌는데 인터넷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옥스테이 이용자를 모집한다.

전통찻집으로도 이용이 가능한데 게스트하우스 이용자가 없다면 어디서라도 앉아서 한방차를 마실 수 있다. TV나 매스컴에도 여러 번 소개된바 있는 고선재는 문화재인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설렘과 조선시대로의 여행을 꿈꿔도 좋을 듯한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쥔장 부부의 친절과 따듯함은 다녀온 사람들의 입소문과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청주에서 보은방면으로 가다보면 공군사관학교를 지나 고은 삼거리에서 미원방면으로 좌측 500여 미터쯤 위치에 청주 고은리 고택이라는 현판과 한옥카페 고선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먼저 손을 내밀어 반겨준다. 마을 골목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한눈에 알 수 있을 법한 전통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딱 보아도 10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고선재는 입구에 세워져 있는 문화재 알림판을 보면 금 새 이해가 된다.

언제 가보아도 멋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향수가 있는 고은리 고택 고선재는 할머니의 품처럼 따듯하고 푸근한 곳이다. 차의 종류도 대추차와 쌍화차 두 종류인데, 오래 끓여낸 한약의 풍부함이 오감을 자극하여 한방차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고택의 아름다움과 전통차의 만남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처럼 행복한 시간에 빠져들게 만든다.

고선재: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윗고분터길 33-7, 전화문의: 043-298-0148

권영진은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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