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한 섬이 있다. 대마도를 사이에 두고 부산에서 불과 100㎞ 떨어져 있어 쾌속선으로 3시간이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이키섬(壱岐島). 그곳의 오래된 절 천덕사에는 ‘대한민국 조난자 정령’이라고 적힌 위패가 수십 년째 모셔져 있다. 그리고 지난 5월31일에는 131위의 한국인 조난자 유해가 새로 안치됐다. 이 모든 일들이 시작된 1945년 그해, 이키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KBS청주가 최초의 UHD((Ultra High Definition, 초고선명)특집으로 다큐멘터리 ‘1945 이키섬’을 12월4일, KBS 1TV를 통해 전국에 방송한다. 보도특집으로 제작한 ‘1945 이키섬’은 함영구 기자가 연출하고, 최성훈 감독이 촬영, 심수영 작가가 구성을 맡았다.
이야기는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인 징용자들이 해방을 맞아 조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귀국선 조난사고로 비극을 맞은 사건을 다뤘다.
KBS청주는 일제강점기 광범위한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이키섬’이란 특별한 공간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이키섬에 모셔진 조선인 조난자 위패와 유골의 사연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246명이 탄 귀국선이 실종된 ‘히로시마 미쓰비시 징용공 실종사건’을 만난다.
이 실종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다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다른 귀국선 조난사고의 실체가 드러난다. 제작진은 이렇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문제의 장소 이키섬에 주목해 70년이 넘은 세월의 기억을 되살렸다. 4개월 간 수소문해 전국을 찾아다니며 강제동원 생존자들을 만나 이들의 증언을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무 동원자들의 실상을 생생히 복원했다.
제작진은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바다에서 떠밀려 이키섬에 잠든 유골이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우리 스스로 던지고 그 비극을 공유하고자 1945년 이키섬의 여정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 다큐멘터리는 12월4일 오후 11시40분부터 50분간 방송되고, 이어 충북지역에는 7일 오후 7시35분부터 재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