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은 왜 저럴까?”… 행동 뒤 숨은 속뜻 이해하기
“저 사람은 왜 저럴까?”… 행동 뒤 숨은 속뜻 이해하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12.15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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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큼 복잡한 동물이 또 있을까.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십분 공감한다. 어떤 한 사람이 선의로 한 행동이 악의로 해석될 수도 있고, 선의인 듯 보이나 실체적 진실은 다를 수 있다. 건전한 인간관계를 위해 상대방의 속내를 읽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 이미지=픽사베이
사람만큼 복잡한 동물이 또 있을까.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십분 공감한다. 어떤 한 사람이 선의로 한 행동이 악의로 해석될 수도 있고, 선의인 듯 보이나 실체적 진실은 다를 수 있다. 건전한 인간관계를 위해 상대방의 속내를 읽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 이미지=픽사베이

재미 삼아 읽어보시라. 중국 중앙민족대학의 자오스린 교수가 쓴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나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사랑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첫 번째 질문은 이렇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었다. 여인은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있었는데, 사고로 미모가 사라졌다. 남자는 그 여자를 계속 사랑할까?”

A. 당연히 계속 사랑한다.

B. 사랑하지 않는다.

C. 아마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두 번째 질문.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었다. 남자는 백만장자였다. 하지만 남자의 회사가 파산해 빈털터리가 됐다. 여자는 남자를 계속 사랑할까?”

A. 당연히 계속 사랑한다.

B. 사랑하지 않는다.

C. 아마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두 질문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A는 10%, B는 10%, C는 80%. 두 번째 질문의 경우 A는 30%, B도 30%, C는 40%였다. 자오스린 교수는 결과를 밝힌 후 말했다.

“모두들 두 남녀를 연인관계라고 생각했나요? 하지만 첫 번째 질문의 남녀는 부녀 관계고, 두 번째 질문은 모자 관계입니다. 다시 대답해보세요.” 그러자 응답자들은 모두 A를 선택했다.

단적인 예지만, 이 점만 봐도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 싶다. 마음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않으니 쉽지 않을 수밖에.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십분 공감한다. 어떤 한 사람이 선의로 한 행동이 악의로 해석될 수도 있고, 선의인 듯 보이나 실체적 진실은 다를 수 있다. 상대방의 속내를 읽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이 같은 궁금증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 스마트비즈니스가 펴내고 이영직 브랜디아 컨설팅 대표가 쓴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을 읽고서다. 사람 마음을 완벽하게 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적어도 사람의 행동이 뒤에 숨은 속뜻을 짐작할 수 있는 힌트 정도를 얻은 셈이다. 저자는 인간의 행동 뒤에 숨어 있는 재미난 심리 현상들을 파헤친 고민의 흔적들을 책 곳곳에 새겼다.

책 앞부분에는 카오스와 복잡계 이론을 설명했는데, 이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약해서인지 독해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자책감이 들뻔했지만 저자는 곧장 면책부를 줬다. 서두에 카오스와 복잡계 이론을 선보인 것은 인간 두뇌활동과 이의 산물인 생각을 먼저 이해하기 위해서인데, 다소 지루하다면 그 부분은 건너뛰고 읽어도 좋다고 귀띔한 것이다. 

햄릿 증후군이나 스톡홀름 증후군, 고슴도치 증후군 등 인간 행동의 이면을 다양하게 다룬 내용을 만나니 책장 넘기는 속도가 붙었다. 목차를 보고 끌리는 주제부터 뷔페처럼 골라서 읽을 수 있어서 효율적이었다.

책을 3분의 2쯤 읽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심리라는 것이 어찌 보면 타인에 대한 관심인데, 많은 사람들이 심리 공부에 관심을 가진다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대립이 조금이나마 좋아지지 않을까. 저자는 말했다. “이 책이 인간의 심리에 숨은 속뜻을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다소라도 도움이 된다면 필자로서는 더없는 영광일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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