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성장기록 23년 “식구가 늘 때까진 보내야죠”
딸의 성장기록 23년 “식구가 늘 때까진 보내야죠”
  • 이재표
  • 승인 2019.01.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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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가족사진으로 연하장 만들어 보내는 황현구 CJB보도국장
올해 주제는 책을 읽자는 것이다. 그래서 단양 숲속 헌책방 새한서점에서 사진을 찍었다.
올해 주제는 책을 읽자는 것이다. 그래서 단양 숲속 헌책방 새한서점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제는 중단할 수도 없다.”

23년째 가족사진으로 연하장을 만들어 보내는 황현구 CJB청주방송 보도국장의 얘기다. 황현구 국장과 섬유공예를 하는 아내 이소라 작가, 대학 졸업반인 딸 지현 씨까지 등장인물은 늘 세 명이다. 지현 씨가 첫돌이 되는 1997년 새해부터 시작한 일이니 스물세 장의 연하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딸의 성장기록인 셈이다. 연하장 제작을 섣불리 중단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해마다 연하장을 받아보던 사람들은 기다리다 못해 올해는 왜 안 보내나’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오기 일쑤다. 대상자가 주소지를 옮겼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연하장 속지의 인사말을 일일이 자필로 쓰느라 시간차를 두고 네댓 차례에 나눠 보내기 때문인데, 궁금해 하는 이들이 적잖다는 얘기다.

그래서 고민한 현명한 퇴로등장인물이 늘 때까지. 한때는 외동딸이 외로워 보이니 자녀를 하나 더 낳으라는 권유도 많았다. 하지만 그건 때를 놓친 듯하다. 대신 사위를 보고 손주를 얻을 때까지가 잠정시한이다. 두 부부에게 안겨 사진을 찍었던 지현 씨가 한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는 그날이 머지않아 오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13년 전인 2006년 1월에 보냈던 연하장.
지금부터 13년 전인 2006년 1월에 보냈던 연하장.

가족사진을 연하장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낸 사람은 아내 이소라 작가였다. 딸의 성장기록을 남기고, 가족의 단란함과 건재함(?)1년에 한 번씩 보내는 연하장을 통해 확인시키자는 의도였다.

난관도 적지 않았다. 황 국장은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두 해는 연하장을 만들어놓고도 보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연하장의 콘셉트도 고민거리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가 하면 한복을 차려입기도 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적도 있고, 삼각대를 놓고 셀카를 찍을 때도 있다. 언제부턴가는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은 책을 읽자는 것이다. 단양군에 있는 숲속 헌책방 새한서점에서 찍었다. 그리고 ‘Book Makes You Happy’라는 문구를 인쇄했다.

황 국장은 몇 해 전에는 연탄봉사를 하는 모습을 테마로 한 적도 있고 사랑의 온도탑 앞에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그걸 받아보고 봉사에 참여했다는 답신을 듣고 행복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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