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이른바 ‘빅3’ 후보군을 추격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정우택 의원은 1월31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을 다시 살리고 국민의 고단한 삶을 회복하기 위해 당 대표 선거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내년 총선은 당의 존망과 국민의 오늘,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가 어느 때보다 무겁고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도전장을 던진 후보군은 정 의원 외에도 김진태‧심재철‧안상수‧주호영 의원,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총리(가나다순) 등이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다.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오세훈 전 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총리의 ‘3강구도’를 내다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 전 시장과 황 전 총리는 지난달 말까지도 출마자격 시비에 휘말렸었다.
하지만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두 사람에 대해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는 안을 의결했다. 오 전 시장은 10일 당비 납부로, 황 전 총리는 12일 후보등록 때 기탁금 1억원을 납부함으로써 책임당원이 돼 당헌당규 상의 피선거권을 획득하게 된다.
홍 전 대표도 대선 참패의 당사자로서, 비대위 해소와 동시에 치르는 전당대회에 나서는 것에 대한 명분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이들 빅3 후보 사이에 내상을 주고받는 설전이 예상되고 있다.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는 고려대 동문이지만 2006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 정치적 앙숙이다. 당시에는 오 전 시장이 압승을 거뒀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는 홍 전 대표가 오 전 시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불렀지만 메아리가 없었다.
이번 전당대회가 정치데뷔 무대인 황 전 총리는 두 사람의 공적이다. 황 전 총리는 사법연수원 13기, 홍 전 대표는 14기로, 모두 청주지검이 초임지였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를 ‘탄핵총리’로 규정하면서 “처음에는 전당대회에 나올 생각이 없었는데 탄핵총리가 등장하면서 ‘탄핵 시즌2를 막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날을 세웠다.
변함없이 당을 지켜온 4선 중진임에도 이들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정우택 의원은 3강 구도를 깨기 위해 견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목표가 앞서는 ‘대권지향의 대표’가 아니라 ‘총선승리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
정 의원은 2월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초보운전자’로, 홍 전 대표를 ‘난폭 운전자’로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
4일에는 경기고‧성균관대 후배로 평소 친밀감을 나타내왔던 황 전 총리를 겨냥해 “당원동지들의 시야를 가리는 황사바람”이라며 “얼른 사라져야 맑은 시야로 멀리 바라볼 수 있다”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설 연휴기간에 지역구를 관리하기보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당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