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지금 삼한사미(三寒四微)앓이
충북은 지금 삼한사미(三寒四微)앓이
  • 박상철
  • 승인 2019.02.01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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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을 본 지가 언제였던가, 잿빛 하늘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아니라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를 의미하는 '삼한사미' 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지난 1월만 해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수차례 발령되는 등 호흡기 질환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역민들의 생활패턴을 바꿔 놓고 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주말 관광지는 한산했고, 야외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줄어든 손님만큼 매출이 급감하며 울상이다. 반면 카페, 식당 등은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그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로 목이나 코, 눈에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평소보다 30%가량 늘어 병원에 사람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품이 됐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대형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한 온라인 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하루 마스크 판매량이 전 주보다 1300%나 증가했다.

이렇듯 미세먼지가 국민의 건강은 물론 지역 경제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 포비아(공포증)’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미세먼지는 몸에 한 번 들어오면 각종 질환을 일으켜 치명적이다. 특히 눈과 코 등 신체에 직접 자극을 일으키고, 기관지 등을 통해 몸에 침투하면 각종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 뇌 질환 등을 일으킨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환경부 2017년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는 1만2924명(2015년 기준)이었다.

또한, 2015년 기준 호흡기 계통 연령표준화 사망률을 살펴보면 10만 명 당 호흡기계통 사망자 수는 전국 31.1명인데 충북 41.2명, 폐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전국 16.3명인데 충북 24.9명으로 그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지역 겨울철 미세먼지가 더 심각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유입된 후 태백산맥과 차령산맥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환경적인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밀집된 산업단지(이하 산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먼지도 크게 한몫했다. 청주시에는 현재 14개 산업단지가 들어섰거나 조성 중이며, 앞으로 13개의 신규 산단이 추진 중이다. 최근 이시종 충북지사도 간부 회의에서 "충북에는 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가 부족하다"며 "국가·일반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산업단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구실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면서 까지 무리하게 조성되는 산단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사람나고 산단났지, 산단나고 사람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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