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장 선거 김기문‧이재한 등 5파전
중기중앙회장 선거 김기문‧이재한 등 5파전
  • 이재표
  • 승인 2019.02.11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출신 양강구도, 2월28일 선거…중소기업들의 ‘중통령’
2월28일 실시되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서 맞붙게 되는 충북 출신의 김기문(왼쪽) 전 회장과 이재한 부회장. 사진=세종경제뉴스DB
2월28일 실시되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서 맞붙게 되는 충북 출신의 김기문(왼쪽) 전 회장과 이재한 부회장. 사진=세종경제뉴스DB

김기문(증평), 이재한(옥천) 등 충북 출신 두 기업인을 포함해 모두 다섯 명이 입후보한 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이하 중기중앙회장) 선거전이 불붙고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후복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진해마천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폴리부틸렌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모두 다섯 명이 등록했다.

중기중앙회장은 대한상의·무역협회·경영자총협회·전경련과 더불어 경제 5단체의 수장이다. 360만 중소기업인의 대변자라는 점에서 경제계에서는 중소기업 대통령또는 부총리급 실세로 통한다. 경제 5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선거로 뽑는데, 대통령 밑에 중통령으로도 불린다. 여섯 명의 후보 중 두 사람이 충북 출신인데다, 두 사람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증평 출신 김기문 후보

김기문 후보가 이번에 당선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대통령 4대와 함께하는 회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 전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말인 2007에 시작해서 2015년까지 무려 8년 동안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했다.

김 후보는 8년동안 중기중앙회를 이끌면서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과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왔다. 재임기간 성과로 평가받는 스포츠톡톡과 노란우산공제 도입, 홈앤쇼핑과 에스엠 면세점 설립 등은 그의 영향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정권 하에서 회장을 지낸 것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그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남북경제협력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20065, ‘개성공단기업인협의회를 만들어 2년 임기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듬해 1월에 창립대회가 열렸으니 산파역할을 한 것이다.

김 후보는 충북 증평에서 유복한 집안의 종손으로 태어났지만 가세가 기울어 청주농고, 충북대 축산학과를 중퇴했다. 1982년 솔로몬기계공업()에 입사하면서 시계와 인연을 맺은 뒤 1988, 빌린 돈 5000만원으로 로만손을 설립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손목시계 브랜드 로만손은 70여 개 나라에 연간 25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김 후보는 2003년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출시했고 2011년엔 핸드백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했다. 2016년에는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변경했다.

김기문 후보는 2007년부터 8년 동안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역임하면서 국회의원 또는 충북지사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돌았지만 실제로 정계의 문을 두드리지는 않았다.

김 후보는 세종경제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곤경에 처하다 보니 지난 임기를 통해 이미 역량이 입증된 나에게 출마를 권고해서 다시 나서게 됐다면서 중기중앙회를 선진적으로 만들었던 과거의 경험을 살려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남북경협과 관련해 정치가 다리를 놓으면 경제가 따라가야 한다. 북한은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고 국민들도 근면해 다른 외국에 공장을 짓는 것과는 차별적이다. 북한을 무작정 도와주는 것보다 우리는 자본과 기술을 대고 북한은 토지와 인력을 제공해 동반상승을 모색해야하며 이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모델이다. 경협이 복구되면 제2, 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천 출신 이재한 후보

이재한 후보는 2007년부터 3년 동안 김기문 후보 밑에서 부회장을 지냈다 당시에도 충북 출신이 회장, 부회장을 맡은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 후보는 널리 알려진 대로 충북의 영원한 야당정치인(현 여당)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5)의 아들이다. 정치 DNA를 물려받은 건 분명하지만 총선 성적표는 2012(19), 2016(20) 연이은 낙선이다.

201525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서 박성택 현 회장의 당선에 기여하면서 다시 부회장을 맡았다. 지난 2016년 대통령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중소기업과 벤처, 소상공인 등 17000여명의 공개지지선언을 이끌어 낸 것이 가장 큰 공로다.

이재한 후보는 2017,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중소기업청을 중기벤처부로 승격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초대 중소벤처부 장관 하마평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한 후보도 남북경협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해 초부터 중기중앙회와 소속 조합 중심의 북한 시장 공동 진출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북한의 시급한 현안인 시멘트, 도로 등의 사회기반시설과 음식료, 의류가 중소기업의 적합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해 내놓은 것이다.

이용희 의원의 3남인 이 후보는 오랜 기간 아버지의 선거를 도우며 선거감각을 익혔다. 1992, 스물아홉 나이에 주차설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용산업을 창업해 강소기업으로 키웠다. 대기업에 침공을 당하면서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자신의 선거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나선 선거에서 내리 낙선한 것은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2016년 총선에서는 낙선과 함께 선거법 위반으로 250만원이 확정돼 5년간 피선거권(정치)이 박탈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차기 총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번 중기중앙회장은 선출직으로서 재기를 노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볼 수 있다.

이재한 후보는 중앙회장은 벼슬자리가 아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라는 이론과 현장의 어려움이라는 실재를 소통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자리라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기업과의 관계 속에서 풀어가야할 것들이 산재한 만큼 그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남북평화는 현재의 경제어려움까지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으며, 그 업종 면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영역이 더 크다. 중기중앙회는 물론 각 조합들이 북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겠다.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는 외국인 노동자보다 북한 노동자들을 취업시키는 문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 세 명의 후보들

원재희 후보는 1992, 프럼파스트(옛 동양프라스틱)를 설립한 뒤 건축용 배관자재를 기반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원 후보는 현재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함께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스마트공장 전도사로 불린다.

이재광 후보는 평사원으로 일했던 회사를 인수한 샐러리맨 신화로 잘 알려졌다. 이 후보는 1982년 광명전기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퇴사 후 한빛일렉컴을 인수하고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3, 경영난을 겪던 광명전기를 인수해 300억원대 매출을 올리던 회사를 현재 2개 자회사를 포함해 1600억원대 규모로 성장시켰다.

주대철 후보는 공학 박사 출신으로 정보과학기술(ICT)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주 후보가 운영하는 세진텔레시스는 1996년 통신장비업체로 출발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현재 중기중앙회 ICT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중기중앙회 정회원 협동조합 이사장 과반의 투표와 이 중 과반의 득표로 당선된다. 유효득표율이 50% 미만일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관리를 위탁한다. 선거는 이달 28일 실시된다. 이에 앞서 12() 대구 인터불고호텔, 15() 전주 르윈호텔, 2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공개토론회가 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