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사관학교 '단상'
청년창업사관학교 '단상'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9.02.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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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청년 창업가를 선발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9기 모집 공고가 떴다. 무려 1000여 명을 모집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청년 일자리를 위한 돌파구인 셈이다.

19년 만에 장기실업자 수가 최대치인 현 상황에서 창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팔을 걷어붙인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모습이다. 창업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2011년에 출발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17개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만 39세 이하 청년 창업가를 대상으로 한다.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사관학교에서 배우는 일련의 과정은 일반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과는 차원이 다른 실무 위주의 교육 시스템이다. 창업을 일구면서 익힌 지식은 성공의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지금까지 청년 창업가들이 만든 새로운 일자리 효과가 꽤 쏠쏠하다. 입학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토스(Toss : 간편 송금 서비스)나 직방(부동산 매물정보 플랫폼)은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 일궈 낸 성공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청년 창업가들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있다. 청년들이 의욕만 갖고 뛰어들기에는 현실의 벽이 높다. 긍정적인 효과에 견줘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단 한 번의 창업 실패는 존폐위기로 몰리기 쉽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의 스타트업들과는 환경이 다르다. 세계 선진국들의 청년창업 프로그램은 사람을 키우는 데 주력한다. 반면 우리도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기업인으로 성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창업의 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창업가의 순간 열정이나 정부의 지원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청년 창업가의 남다른 정신없이는 창업 성공은 요원한 이야기다. 정신의 본질은 배고픔이다.

기업가 정신은 창업가의 배고픔을 먹고 산다. 성공한 기업가들을 살펴보라. 배고픔 없이는 창업의 문턱에도 발을 들여놔서는 안 된다고 고집한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한결같다. 배고픔과 절실함이 없는 창업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하다. 배우고 또 배워야 할 덕목이다. 

배고픔의 정신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결코 책상머리에서 맴도는 정신이 아니다. 돌다리 두드리듯, 현장에서 손품과 발품을 팔면서 온몸으로 익힌 결정체이다. 한마디로‘강호파’다. 국가 경제의 성공도 중단 없는 기업가의 배고픔에서 나온다. 역사가 그걸 입증한다. 

‘교실’에서만 통하는 휘황찬란한 사업계획서는 생명력이 없다. 정부 지원금이나 노리는 청년‘창업 꾼’은 금세 들통난다. 국가 경제 발전의 텃밭이 되는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되려면, 강호파로 똘똘 뭉친 청년 창업가가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배부른 청춘은 스스로 자립하기 힘든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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