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권 작가, 북한판화 110점 들여와 진천서 전시
김준권 작가, 북한판화 110점 들여와 진천서 전시
  • 이재표
  • 승인 2019.03.1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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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미래展’…3월20일~5월31일, 진천 생거판화미술관
박성철/체조시간/36x65cm

봉제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고 열을 맞추어 율동을 하고 있다. 허리춤에 올린 손과 살짝 구부린 왼 무릎에서 경쾌함이 느껴진다.

부는 바람에 머리카락과 머플러가 흩날리고, 기러기로 보이는 새들도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비상한다. 여인은 벌판과 트랙터를 배경으로, 표정도 당당하게 측량자를 들고 서있다.

변호찬/개척자들/87x62cm

최근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의 속에서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북한의 현대판화 110점이 국내 유일의 판화미술관인 진천군립 생거판화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가만도 58명에 달한다.

평화, 새로운 미래- 북한 현대판화전은 오는 20일부터 531일까지 열린다. 오는 30일 오후 3시에는 이번 판화전을 공동 주관하고 있는 김준권 작가가 북한 현대판화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김준권 작가. 사진=이재표 기자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준권 작가는 1984, 미술교사로 교직에 입문했으나 1989년,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해직됐다. 시국사건과 관련해 수배생활을 하다가 들르게 된 진천군에 1993년 정착해 한국목판문화원을 운영하며 목판에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김 작가는 지난해 4,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그의 작품 산운(山韻)’을 배경으로 방명록을 쓰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산운은 한반도를 잇는 백두대간의 장대한 모습을 먹의 농담(濃淡)으로 표현한 대작이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준권 작가의 작품 '산운'이 현장에 걸렸다.

이번 전시는 김준권 작가가 1994년 중국 루쉰미술대학에서 목판화 연구원으로 유학할 당시 교수였던 이광군(랴오닝 아시아문화발전공사) 박사가 수집한 작품들을 대여해 줌에 따라 이뤄졌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준비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김 작가는 언제나 예술이 그 사회의 반영이었다면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마당에 닮은 듯 다른 북녘 땅의 삶을 좀 더 이해하려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기회가 된다면 남녘의 판화도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또 북한의 판화에 대해 북의 판화는 시장거래가 제한적이며 책의 삽화나 선전용 포스터 같은 출판미술의 영역에서 다뤄지고 있다민속적인 작품들은 조선화(한국화)의 양식을 닮았으며 선전선동을 목적으로 하는 작품들은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웅장한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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