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약학대는 개신동 아니라 오송에 있어요”
“충북대 약학대는 개신동 아니라 오송에 있어요”
  • 이재표
  • 승인 2019.03.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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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산학융합본부 원장에서 자리 옮긴 홍진태 충북대 약학대학장
홍진태 충북대 약학대학장.
홍진태 충북대 약학대학장.

충북대학교니까 당연히 개신동(청주시 서원구)에 있으려니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충북대 약학대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습니다. 약학대가 바이오산업단지 캠퍼스에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20193, 취임한 홍진태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장의 말이다. 홍진태 학장의 말대로 충북대 약학대는 대한민국의 바이오밸리라고 할 수 있는 오송 충북산학융합본부 안에 있다. 홍 학장은 학장을 맡기 직전까지 융합본부 원장을 맡고 있었다.

산업자원통상부는 2011년부터 전국에 13개 산학융합지구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 오송은 바이오(Bio)’를 매개로 대학과 기업을 융합하는 추진기관이다. 20153, 산업자원통상부·충청북도·청주시와 충북대·청주대·충북도립대 등 세 개 대학이 총 사업비 463억여원을 들여 오송 산학융합지구에 두 동의 기업연구관과 바이오캠퍼스를 신축했다. 충북대 약대는 2015년부터 옮기기 시작해 20172, 이전을 완료했다.

산업단지캠퍼스로서 시설과 건물, 부지 등 요건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약학과와 제약학과까지 학부가 217명에, 대학원생까지 하면 428명이나 됩니다. 대학원에는 화장품학과가 있으니까요. 현재 22명인 전임교원을 30명 대로 확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학생 기숙사는 물론이고 교수 숙소 등 정주여건을 갖춰 불이 꺼지지 않는 대학을 만들어야한다. 오송에 입주한 여러 기관 및 업체들과 연계해서 제약 산업에서 신약개발, 화장품 산업에서 특성물질을 찾아내야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본교와 떨어져있는 것이 불리해 보이지만 오송은 의약 분야와 화장품 산업의 수도입니다. 지방대학 약학대가 아니라 세계적인 약학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실제로 오송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보건의료관련 6대 국책기관이 입주해 있다. 또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와 관련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도 오송에 있디.

이밖에도 베스티안병원을 비롯해 오송메타바이오메드, 프레스티지제약, 코아스템, 중원제약 등 생명산업, 의료기기, 재료업체들과도 공동연구를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핵심기술개발과 졸업생들의 취업을 강화하는 문제가 맞물려있는 셈이다.

홍진태 학장은 충북대 약학대학 선배이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근무했던 경험도 있다.

충북대 약대 80학번입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1990년 당시는 식약청에 취직해서 2001년까지 근무하다가 모교 교수로 왔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1993, 미국 켄터키대학에서 약리독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요. 식약청 시절 담당업무가 의약품과 화장품, 의료기기 등의 인허가에 대한 것이었어요.”

홍 학장은 오송에서 미호천 건너 옛 연기군 동면이 고향이다. 지금은 세종특별자치시다. 충북대 약대에 진학한 것은 집에서 가까워서였다. 농부의 아들로 자라서 농경제학과로 진학하려했는데, 선친의 권유로 약대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자택도 오송인데 캠퍼스까지 오송으로 옮겨왔으니 고향에서 사는 셈이다.

3월13일 열린 약학대 지정기탁 기부금 기탁행사. 맨 왼쪽이 홍진태 학장. 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김수갑 총장.
3월13일 열린 약학대 지정기탁 기부금 기탁행사. 맨 왼쪽이 홍진태 학장. 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김수갑 총장.

 

홍 학장의 임무는 학문증진이라는 고유의 역할 외에도 시설장비 확충에 필요한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다. 취임 직후인 313, 약학대 캠퍼스에서 지역 바이오기업과 연구자들이 1억원을 기탁해왔다. 이날 기탁식에는 김수갑 총장과 홍진태 학장을 비롯해 발전기금 기탁자들이 참석했다.

이충우 씨앤비코스메틱 대표, 장성수 ATGC 대표, 최민기 랩스코이라 대표, 윤재석 충북대 약학대학 교수가 각각 2000만원씩을, 박부열 다솔코리아 대표와 임형식 전 서원대 교수는 1000만원씩을 냈다.

 

도립 농과초급대학이 충북대 된 건 약대 때문

1956년 농업계열 외 약학과 신설하면서 교명변경 개신동 시대열어

 

충북대학교의 전신은 도립 농과초급대학이었다. 6.25의 포성이 천지를 흔들던 1951년에 2년제로 개교해 1953, 4년제 청주농과대학으로 승격했다. 당시에는 캠퍼스를 마련하지 못해 내덕동 청주농고 교사(校舍)를 빌려 쓰는 상황이었다. 농고 학생들이 청주농과대학은 나가라고 데모를 하고, 밤새 책걸상을 운동장에 내놓기도 했다니 수모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교명을 충북대로 바꾸고, 개신동시대를 열게 된 것이 1956년이었다. 농업계열 학과만 있던 상황에서 농과가 아닌 학과가 신설되면서 농과대학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충북대가 된 것이다. 1956년 충북대의 역사를 바꾼 신설학과가 바로 약학과. 충북대 약학과 1기는 전설의 56학번이다.

병원은커녕 약국도 드물었고, 약국이라야 소위 약종상(藥種商)’들이 일반약품들만 판매하던 시절이었다. 충북대 약학과 1기 졸업생 33명이 약사가 되어 나오자 청주시내 약국판도에 대변동이 일어났다.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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