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낳은 진풍경
미세먼지가 낳은 진풍경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9.03.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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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br>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길거리의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좌파 우파 이야기가 아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세먼지 탓이다. 세상이 온통 미세먼지로 뒤죽박죽이다. 미세먼지가 공습하는 날이면 하늘은 누렇다. 건물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최악이다. 특별한 대책도 없는 정부는 툭하면 미세먼지 경보 알리기에 바쁘다. 숨쉬기도 힘들다. 외출이 부담스럽다. 하루가 스트레스로 시작된다. 우울증을 달고 살아야 하는 시대다.

미세먼지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원흉이 되었다. 마스크 착용이나 야외활동 자제 외에 특별한 예방책도 없다. 완전 무방비상태다. 질병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대거 늘어날 전망이다. 마스크는 어느새 필수품이 됐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고객들의 소비 패턴까지고 변화시키고 있다. 관심 분야는 주로 건강 상품이다. 마스크 판매량은 연일 대박치고 있다. 마스크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관련 가전 상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의류 관리기, 건조기 등은 단연 인기 상품이다. 공기청정기는 스마트 폰에 버금가는 생필품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미세먼지를 겨냥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세먼지 특수(特需)가 커지면서 특허 확보에도 혈안이다. 건강을 겨냥한 상품들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헤어 및 바디용품, 뷰티 기기, 스킨케어, 의류, 기능성 화장품, 마스크 팩, 전기레인지 등’은 미세먼지 잡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사 상품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낳은 소비 시장의 진풍경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미세먼지 대부분은 공장·발전소·농장 등의 사업장이나 도로(자동차) 및 가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등이 주원인이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오염물질의 발생 자체를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를 살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미세먼지 문제는 늘 존재해 왔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골칫거리다. 중국 동부 지역의 미세먼지가 몰려오는 날이면 공기 질이 최악이다. 중국에 대한 원성과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서풍이 불면 미세먼지 농도가 아주 높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강타하기 때문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암적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아무리 미세먼지 제거 상품으로 무장해도 한계가 있다. 국민들의 건강이 심히 우려된다. 우리는 건강 행복지수가 바람의 방향에 좌우되는 별난 세상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건강 챙기기에 바쁘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쓰고, 먹고, 바르고, 설치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미세먼지가 낳은 세상 진풍경이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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