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 배우러 20시간 날아온 시리아 의사 부부
‘모발이식’ 배우러 20시간 날아온 시리아 의사 부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4.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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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청주미앤모의원 찾아 비절개 모발이식 시술 참관
왼쪽부터 최홍석(피부 파트) 원장, 알라 성형외과 의사, 김영문(성형 파트) 원장, 지한 피부과 의사, 김인수(탈모 파트) 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주현 기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위치한 청주미앤모의원에서 모발이식을 배우기 위해 20시간이 넘는 비행길에 오른 시리아 의사 부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성형외과 의사 알라(Alaa Aldie Alo·48) 씨와 피부과 의사 지한(Jihan Alo·36·여) 씨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온 알라 씨는 12년 전 현지에서 병원을 운영했지만 내전을 겪으면서 한동안 문을 닫았다. 그러다 내전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이들 부부는 새롭게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개원하려는 계획을 갖게 됐다.

개원 준비과정에서 한국에서 제작한 모발이식 기계를 구입했고, 한국의 피부·미용·성형 임상경험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들어 한국을 찾게 됐다는 게 이들 부부의 설명이다.

다른 병원을 갈 수 있었지만, 청주미앤모의원은 모발이식 기계 관련 키 닥터(Key Opinion Leader) 역할을 하고 있어 이곳에서 연수를 받기로 결정했다. 키 닥터는 연구와 라이브 데모 등 다양한 학술 활동을 통해 의사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신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0일 청주미앤모의원에서 비절개식 모발이식 시술에 참관한 시리아 의사 부부가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 / 사진=이주현 기자

지난 10일 오전 청주미앤모의원을 방문한 이들은 모발이식 시술 참관 전, 김영문(성형) 원장과 간단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었다. 

이날 시리아 의사 부부가 참관한 시술은 비절개 방식의 모발이식이었다. 김인수(탈모) 원장에 따르면 비절개식 모발이식은 마이크로드릴로 모낭을 하나하나 파내는 방식이어서 절개식 모발이식의 단점인 통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 미세한 작업이다 보니 상처가 아무는 시간도 절개식 모발이식보다 훨씬 빠르고, 실밥을 제거하러 내원할 필요도 없다.

김영문 원장은 “생착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또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등 비절개 방식의 모발이식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보였다”며 “매년 외국에서 의사들이 연수차 우리 병원을 찾는데, 이번에 온 의사들은 비행기를 20시간 타서 올만큼 대단한 열정을 보여 나 또한 열정적으로 기술을 전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라 씨는 “한국의 병원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청주미앤모의원의 경우 원내가 청결하고 의료기기가 전문적이며 병원 스텝들의 수준도 높아 보여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미앤모의원은 연수차 한국을 찾는 외국인 의사들로부터 주목받는 병원이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중국,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현지 의사들이 내원해 성형 등 의료기술을 배워갔다.

김영문(가운데) 원장이 비절개식 모발이식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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